항상 골프를 칠 수 있는 캘리포니아에 산다는 것은 골퍼에게 큰 축복이다. 그린피도 다른 물가에 비해 그리 높지 않아 더욱 좋다. 우리는 쉽게 긴 겨울이 있는 지역의 골퍼보다 실력이 상대적으로 낳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추운 겨울은 스윙의 기본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재정과 투자의 세계에도 순환이란 계절의 변화가 계속되는데 특히 혹독한 겨울은 고통스럽지만 발전과 성공의 기회가 된다.

버림의 시간

대학시절 테니스 동아리에서 활동했었는데 처음 시작할 때 거의 6개월 동안 공은 거의 쳐보지도 못하고 단지 스윙폼만 익혔던 것이 생각난다. 물론 지겨웠지만 스윙의 중요한 기본들을 철저하게 익힐 수 있었다. 저명한 티칭프로인 릭 스미스도 스윙을 익히는데 ‘제거이론(elimination theory)’이 매우 유익하다고 강조한다. 볼이 앞에 놓이면 공을 때리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스윙의 기본을 충분히 익히기 전 혹은 그 후라도 볼과 클럽을 사용하지 않는 연습이 효과적이라 한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우기인겨울을 활용하거나 개인적으로 버림의 시간을 갖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먼저 거울 앞에서 양 손에 얇은 노트북을 맞잡고 스윙하면서 손과 팔 그리고 머리의 위치를 확인한다. 처음에는 구분동작으로 시작한 후 연속동작으로 바꾸어 계속한다. 그 후 클럽을 손에 쥐고 스윙플레인과 궤도 그리고 체중이동을 점검하면서 연속동작을 매일 15분 정도 계속하면 나쁜 습관을 없애고 기본을 충실히 익힐 수 있다.

봄의 향연을 준비하라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경제와 시장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된 추운 겨울이다. 상반되는 경제데이타에 따라 표류하고 있지만 문제의 실체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메이저 금융회사들이 속속 서브프라임에 관계된 손실규모를 발표하고 최고경영자들이 그 책임을 지고 속속 옷을 벗고 있다. 우리 한인금융가에도 피해의 윤곽이 드러나면 그 책임론도 거세게 몰아칠 것이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추이를 살피면서 새해를 준비해야 한다. 주요 연구기관이나 증권사들이 경제전망과 투자전략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먼저 미국내 주식투자는 확대하라고 권고한다. 물론 실질 경제성장률이 서브프라임과 유가의 인상으로 1.8%대로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3.5%로 높아지는 장애가 예상되지만 주가를 가늠하는S&P 500 지수는 2008년 말까지 13%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 현 주가수익률(PER)이 상대적으로 낮고 세계경제에 많이 노출된 대형성장주들의 성적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지수가 변동을 거치면서 16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에머징마켓은 성장을 계속되더라도 그동안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기 때문에 큰 폭의 재조정은 피하기 힘들 것같다.
안전자산인 국채의 비중을 높이더라도 미국보다 유럽 특히 영국이나 호주가 유리하고 물가연동채권이나 회사채의 투자는 비교적 낮추도록 한다. 부동산이 투자매력을 회복하는데 긴 시간이 소요되고 그 동안 뜨거웠던 에너지는 축소를 고려하길 바란다. ‘밀집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격언처럼 뉴 웨이브를 준비하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213) 347-6058
변재성
<한미은행 투자자문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