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를 떠나기 직전 인천 국제공항에서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분당 샘물교회 교인들.
인질 피살 등‘42일간 악몽’
무분별한 해외선교 도마에
지난 7월19일 단기 선교활동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중이던 분당 샘물교회 교인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된 사건은 2004년 김선일씨 피살사건의 악몽을 미처 지우지 못한 한국인들과 전 세계 한인 기독교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7월25일 배형규 목사, 7월31일 심성민씨 등 2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한국 및 미주 한인사회 기독교계는 패닉상태에 빠지면서 기독교계 안팎에서 일부 교회들의 무분별한 해외선교 및 봉사활동의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됐다. 한 한인목사는 “2007년은 한국 기독교계 역사에서 악몽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아프간 인질사태로 기독교계가 만난 쓰나미는 예수를 너무 열심히 믿다가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인질사태와 관련, 기독계의 책임론을 제기한 많은 사람들은 한결 같이 교회들의 ‘무책임’ 과 ‘오만’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 한인 선교사는 “다종교 사회에서 가져야 할 시민의식이 기독교인들에게는 부족하다”며 “기독교인들이 다수가 되면서 힘에 의한 선교가 시작됐고 책임과 절제 없이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서 세상과 단절됐다”고 비판했다. 기독교계의 무리한 선교사업이 아프간 인질사태를 낳은 원인중 하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위험지역에서의 선교활동은 선전효과를 극대화해 신자를 늘리려는 ‘마케팅’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선교는 경쟁의 대상이 아닌데도 교파별 선교단체들이 선교를 사업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아프간 인질사태는 탈레반을 상대로 한 한국 정부의 협상 속에 8월13일 김경자, 김지나씨를 시작으로 8월30일 마지막 인질 7명이 풀려나면서 발생 42일만에 종결됐다.
귀환자 중 일부는 아직도 정신적 충격 등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희생된 심성민씨의 부모는 자식을 잃은 슬픔과 분노가 여전한 상태다. 아프간 인질사태는 일반인들과 기독교계에 많은 물음을 던졌다. 특히 이 사건은 기독교계의 해외봉사 및 선교활동을 도마 위에 올려 많은 교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소속된 교회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지우기 힘든 상직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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