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층 1%의 소득이 미국 총소득 18% 차지
소득 증가 속도 가속돼 부의 집중 갈수록 심화
주식·부동산 투자와 비즈니스 수익 막대
경제성장해도 서민 이득 별로 없다 불만 점증
부자들의 부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의회 예산국이 최근 밝힌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03년부터 2005년 기간에 미국의 최상위 1% 부자의 소득 증가분은 하위 20% 빈곤층의 전체 소득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
2005년 현재 소득순위 하위 5분의 1의 총 가계소득은 3,834억달러였는데 최상위 1% 부자의 소득은 3년 동안 5,248억달러나 더 늘어났다. 수입이 더 늘어난 부분만 따져도 가난한 하층부 인구가 일년내내 벌어들인 소득보다 37%나 더 많았다.
이미 천문학적 부에 다시 엄청난 부가 추가된 것이다. 부자들의재산이 불어나는 속도는 서민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가속되고 있다.
최상위 1%에 해당하는 110만명 부자들의 총 소득은 1조8,000억달러였으며 미국 전체 소득의 18.1%를 차지했다. 2003년에는 전체의 14.3%를 차지해 부의 편중 가속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5년 현재 상위 300만명 부자의 전체 소득은 소득 순위에서 아래층 1억6,600만명의 소득을 합한 것과 같았다.
부가 가속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현상은 부시 대통령은 올해 초 지적한 바와 같이 지난 25년간 지속돼온 뚜렷한 추세다. 이번 보고서외에 연방소득세를 기준으로 분석했던 다른 보고서에서도 부의 편중 심화는 드러났다. 2005년의 경우 미국의 탑 10%, 아니면 탑 1% 또는 1% 중의 최상층부 일부를 대상으로 해도 소득의 집중 현상은 분명했으며 그 편중도는 지난 1928, 1929년 이후 가장 높았다.
부자들의 재산이 가속적으로 불어난 이유는 2000년 폭락했던 주식이 크게 오른 덕분으로 분석됐다. 최상층부 부자들의 소득 증가분의 약 절반이 투자와 비즈니스로 벌어들인 것이었다.
2003년 의회에서 통과된 감세법안도 부자들의 재산 증식에 일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회가 앞장서 장기보유 양도소득 이익과 대부분의 배당금에 대해 세율을 내려줌으로써 부자들이 비과세 재산을 과세소득으로 전환시켰고 이로 말미암아 소득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에 대해 예산국장 피터 오르작은 감세 때문이라기 보다는 증시 덕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의회경제위원회의 공화당 국장 크리스 프렌지도 지난 2000년 이후 상위 1%의 평균 소득이 9만7,900달러 즉 6.7% 늘어났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긴 안목에서 보면 부의 집중이 갑자기 심화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며 이번 보고서의 파장을 경계했다.
그러나 서민 입장에서 이런 보고서가 좋게 들릴 리는 없다. 워싱턴 경제정책기구의 야리드 번스타인은 부가 이처럼 편중돼 있기에 많은 미국인들이 쪼들리는 느낌을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많은 근로자들은 일을 더 잘 하고 더 열심히 하는데 잘 사는 것 같지가 않고 더 큰 파이를 멋지게 굽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들이 받는 파이조각은 커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지만 모든 사람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간 또는 하위층에게 위대한 경제성장은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2003~2005년 소득은 인플레를 감안해도 모든 계층에서 증가하기는 했다. 그러나 상위 부자들의 소득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하면 중간 또는 하위층의 소득 증가는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 상위 1%의 평균 소득 증가분은 46만5,700달러로 인플레를 감안해도 42.6%가 늘었다. 이에 반해 하위 5분의1 빈곤층은 소득이 겨우 200달러 늘어났고(1.3% 증가), 중간 5분의1은 2,400달러가 늘어났다(4.3% 증가).
그러나 부자들이 내는 세금은 그렇지 않았다. 상위 1% 부자들은 소득이 증가한 비율의 반정도로 세금을 더 냈을 뿐이었다. 세율이 낮춰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종 절세 등을 이용해 부자들이 내는 세금은 소득에 비례하지 않았다. 2005년 상위 1%가 낸 소득세는 전체 세액의 27.6%를 차지했는데 2003년 22.9%에 비하면 증가했으나 소득 증가율에는 크게 못미친다. 중간 5분의1 납세자들이 낸 세금은 전체의 9.3%로 2003년 10%보다 미미하게 줄었다.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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