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의 관전 포인트
17대 대통령 선거운동이 18일(이하 한국시간)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로 꼽혔던 BBK 주가조작 사건과 완화된 지역구도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1년여 동안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을 유지해준 핵심 동력이었던 여론조사의 결과와 실제 득표가 일치할 것인지도 흥미를 끄는 부분이다.
또 올해 대선의 투표율이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저조한 60%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 것인지, 또 투표율과 선거 결과의 상관 관계는 어떨 지에도 각 후보 진영의 눈길이 쏠려 있다.
‘이명박 특검법’등 잇단 변수 주목
지역주의 표심 이번엔 사라지나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 차이는 얼마
■BBK 파급력
지난 5일 검찰이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명박 후보와 BBK가 무관하다는 `전면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BBK 변수는 선거무대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두고 2000년 10월 광운대 강연에서 이명박 후보가 자신의 육성으로 “BBK를 설립했다”고 발언한 동영상이 전격 공개되고, 국회 본회의에서 `이명박 특검법’이 통과함으로써 BBK 사건은 살아있는 변수로서 대선판에 복귀했다.
또 신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창조한국당, 참주인연합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합세해 17일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이명박 특검법’을 통과시킴으로써 BBK 사건은 대선 이후까지도 계속 정국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됐다.
결국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 후보를 괴롭혔던 BBK 사건의 실제 파급력은 개표 결과를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역표심
이번 대선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지역주의 투표 성향이 이전 대선에 비해 현저히 완화됐다는 점이다. 뚜렷한 지역 대표성을 갖는 후보가 없었고, 지역구도와 어느 정도 맥을 같이 했던 이념 대결구도가 엷어진 탓이다.
호남에서 정동영 후보가 확실한 우세를 점하고 있긴 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10%대 투표율을 기대하고 있고, 영남은 이명박 후보가 우위를 차지한 가운데 이회창 후보가 분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대선처럼 영·호남 등 특정지역의 몰표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던 현상이 이번 대선에서는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전략지역은 서울과 수도권, 충청이나, 선거가 예상밖의 접전으로 갈 경우 강원과 제주 등 역대 대선에서 상대적으로 각광을 받지 못했던 지역에서의 투표가 이번에는 전체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
17대 대선은 `여론조사 선거’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지지율 수치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선거였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년여 전부터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했고, 경쟁후보 진영의 비리의혹 공세에도 불구하고 다소간의 부침은 있었을지언정 큰 흔들림이 없었는데 실제 투표에서 지지율이 과연 어떻게 나타날지가 관심거리다.
이번 대선이 유례없는 네거티브 캠페인 중심으로 치러졌고, 이로 인해 막판까지 부동층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투표 여부가 불확실한 부동층보다는 전통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을 이끌어내느냐가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주요 후보들이 대선 D-1일인 18일 부동층보다는 전통 지지층의 결집에 총력전을 편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李 “대세론에 힘을”… 鄭·昌“부도덕 심판”역전 호소
■후보 유세 마지막 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이회창 무소속 후보, 이인제 민주당 후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등 주요 대선 주자들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한국시간 18일 서울과 수도권에 올인해 마지막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명박 후보의 BBK 육성 동영상 논란이 선거 코앞까지 이어진 가운데 이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 ‘대세론’을 바탕으로 큰 표차의 압승을 거둔다는 목표 아래 민심 훑기에 나섰고, 다른 후보들은 막판 ‘역전’ 가능성을 노리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이날 자신의 `아성’인 서울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주하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대선 레이스의 마지막 고지인 서울지역을 돌며 막판 대역전승을 공언했다.
BBK 동영상 파문 이후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정 후보의 지지율이 급반등하면서 양측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지 한 자릿수 이내로 좁혀졌다고 자체 분석하고 범여권 지지층이 막판 `대동단결’한다면 박빙의 차로 `뒤집기’에 성공할 것으로 정 후보측은 보고 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도 이날 서울에서 전철역과 백화점 등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에 릴레이 유세를 통해 이명박 후보의 부도덕성을 집중 전파했다. 이 후보 측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도덕성 의혹이 육성 동영상 공개로 임계점을 넘어 막판 역전도 가능하다고 점치고 있다.
이날 문국현 후보는 “부패·무능 세력의 정권 연장을 막자”며 20~30대 지지층에 기대 반전을 모색했고, 이인제 후보는 “당당히 싸워나갈 것”이라며 대선 완주 의사를 확인했으며 권영길 후보는 “민노당을 구해달라”며 막판 유세를 펼쳤다.
수작업 검증 2회… 육안 확인요원 2배 늘려
■대선 개표 어떻게
이번 제17대 대선에서는 개표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투표용지가 투표지 분류기를 통해 집계된 뒤에도 두 차례의 수작업 검증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개표는 각 개표소마다 개함부→투표지 분류기 운영부→심사·집계부→위원검열 및 위원장 공표→개표상황 보고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우선 투표함을 연 뒤 기표된 투표용지를 투표지 분류기에 집어넣어 후보자별로 분류되면 100매 단위로 고무밴딩 작업을 해 심사·집계부로 넘긴다.
이렇게 후보자별로 분류된 기표용지 묶음은 개표 사무원이 전량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선관위는 지난 16대 대선에서 ‘투표지 분류기→육안 확인’ 작업을 거쳤지만 ‘개표 조작설’이 불거져 곤욕을 치른 바 있어 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육안 확인 작업인력을 두 배로 늘렸다.
후보자별로 분류된 투표용지는 선관위원석으로 넘겨져 출석위원 전원이 투표용지를 일일이 검사하면서 득표수를 검열한 뒤 개표상황표에 날인하게 되고, 위원장이 투표구 단위로 후보자별 득표수를 공표하면서 최종 개표 결과가 확정된다.
마지막 공식 선거운동일인 한국시간 18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서울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막판 한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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