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대학에, 조지 워싱턴 법대를 나와 법조인으로서 일찍 권력과 손을 잡게 된다. 40도 안 된 나이에 대통령의 측근이 된 것이다.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대통령 재선에 방해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할머니라도 깔아뭉개겠다고 했을 정도다. 따라서 붙은 별명이 ‘처리 담당자’다. 자연히 대통령의 가장 신임을 받는 참모가 됐고 고위직에 있는 정치인들도 그를 두려워했었다.
그는 찰스 콜슨이란 사람이다. 닉슨의 법률자문관으로 ‘처리 담당자’란 별명에 걸맞게 닉슨재선과 관련해 당시 백악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더러운 술수와 모략의 한 가운데 있었다.
그는 결국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철창신세를 진다. 최고 권력의 지근에 있다가 어느 날 죄수로 전락한 것이다. 그 상황에서 콜슨은 회심을 경험하게 된다. ‘본-어게인’이 된 것이다.
“대통령을 돕는다는 나름의 명분이 있었다. 또 당시 우리는 파워의 정점에 있었고 스스로 가장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거짓말이 쌓여 갔다. 그리고 각본이 꾸며지기 시작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그의 회고다.
그런 측근들이 하나, 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상당히 잘 꾸며진 각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말이 앞뒤가 안 맞았다. 사람들은 또 저마다 살아나기 위해 버둥거렸다. 나약한 인간의 본성, 그 추악함이 여과 없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꾸몄어도 거짓은 결국 들통 나게 돼 있다.” 콜슨의 말이다.
BBK를 둘러싼 논쟁의 대단원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김경준씨가 검찰에 제출한 이른바 한글 이면계약서의 내용이 모두 거짓으로 판명 났기 때문이다.
한국 검찰은 그 이면계약서에 ‘진정성 불가’라는 법률적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일방적으로 만든 문서라는 해석이다. 따라서 검찰은 주가조작, 횡령 등 혐의로 구속한 김경준씨에게 추가로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라고 한다.
어이가 없는 결말이다. 대한민국이 떠들썩했었다. 그런 이면계약서가 이명박씨가 아닌, 김씨를 옭아맨 자충수가 된 꼴이 돼서다.
왜 그런 자충수를 뒀을까. 한국 검찰의 수사력을 너무 얕본 것 같다. 한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과연 그뿐일까. 그렇게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권력의 깊숙한 곳과 손이 닿은 흔적이 보이는 듯해서다.
어쨌거나 BBK 사건은 한국 정치에 하나의 큰 교훈을 가져다주었다는 생각이다. 네거티브는 이제 웬만해서 통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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