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국에서 열리는 한국 연예인 공연의 수준이 달라졌다. 관객들의 기대치도 높아졌지만 가수들도 여행 차 왔다 공연하던 과거와는 달리 자신의 밴드와 코디, 스태프들까지 대거 이끌고 공연할 만큼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한국의 기획사들이 대형화 되고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 가수들의 해외 공연이 붐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한인들이 한국의 정상급 가수들을 쉽게 볼 수 있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한국 연예인들의 개런티도 그만큼 높아져, 미 현지 공연 기획사들이 아무리 한국의 탑 가수들을 무대에 세워도 입장권 수익만으로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기획사들의 경험부족으로 인한 형편없는 무대 시설, 갑작스런 공연 취소 등 공연 당일 차질을 빚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제대로 된 마케팅 전략 없이 표를 팔다보니 객석을 채우기 위해 공짜표를 남발, 기획사들은 공연 한번 치르고 큰 손해를 보거나 심지어 문을 닫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결국 한인사회 내 공짜표 문화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아무리 한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가수라 하더라도 팝의 고장인 미국에서 관객몰이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유명 연주 홀 오케스트라석 가격과 맘먹는 티켓가격에 비해 형편없는 무대 시설에, 공연장 시설이 엉망이란 이유로 한국에서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던 한 탑 가수의 최근 뉴욕 공연이 떠오른다.
그래도 한국의 탑 가수인데 어처구니없는 무대시설을 접한 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만 자제심을 잃고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점은 공연장에 온 관객들 머릿속에서 좀처럼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의 한국 연예인 공연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무엇보다 공연 전문 기획사들의 부재가 심각한 문제이다. 인터넷 발달로 정치, 경제, 문화, 연예 등 한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실시간으로 미국 어디에서나 알 수 있게 됐다.
앞으로 한국 가수들의 미국 공연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한국 가수들이 한인들을 위문 공연하던 시대는 지났다. 노하우도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뛰어들기보다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기획력을 갖춘 공연 기획사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김진혜 / 뉴욕지사 취재 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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