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씨가 어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던 중 달걀세례를 받는 망신을 당했다. 달걀을 던진 젊은이는 원래 이회창씨 지지자였으나 이회창씨의 출마결정에 분노를 느낀 나머지 일을 저지른 것이라고 한다.
사실 지난주 이회창씨가 이번 대선에 입후보 하겠다고 선언 했을 때 그를 괜찮은 정치인으로 생각하던 많은 사람들이 “이회창이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며 실망했고 심한 분노를 표시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다. 한나라당 간부의 말은 빌리면 처음부터 뛰지 않고 결승점 근처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이다.
정가 유머 중 ‘노인 삼추’라는 것이 있다. 70이 넘은 정치인이 피해야 할 세가지는 첫째 말과 행동이 다른 것, 둘째 분수를 모르는 것, 셋째 권력욕에 눈이 어두운 것 등으로 되어있다. 이회창씨가 바로 ‘노인 삼추’에 해당되는 정치인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기자가 서울에 와서 느낀 것은 ‘이회창’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달걀세례 사건만 해도 그렇다. 망신을 당하기는 했지만 이회창씨를 보기위해 이날 서문시장에 모인 인파는 어느 정치인의 방문 때보다 많았다. 어제 밤 9시 TV뉴스를 본 사람들은 “이회창이 아직 죽지 않았네”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지지자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요즘 TV의 뉴스초점은 이명박과 정동영 후보가 아니다. 이회창과 미주한인 김경준이다. 특히 김경준의 BBK 사건은 이번 대선의 폭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다. 만약 BBK 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관련된 것이 밝혀지면 이회창씨가 끝까지 달릴 것이고 박근혜씨도 더 이상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기 곤란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대선판도가 초긴장 상태로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이명박 후보가 BBK로 인해 입을 타격은 최악의 경우 현재의 지지율이 10-15%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명박 후보의 결백이 밝혀지면 이회창씨는 지지율 20%선에 머물러 막판에 ‘역사의 죄인’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본인이 중도하차 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BBK사건이 폭풍의 눈으로 변한 것에는 이명박 후보 자신의 실수도 있다. 처음부터 어느 정도는 털어놓고 이야기 하면서 국민의 용서를 빌었어야 했는데 자신은 100% 김경준에게 속은 피해자인 것처럼 말해온데서 사건이 눈덩어리처럼 불어나 커진 것이다. 더구나 이후보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김경준씨를 고소까지 하게 되자 김씨는 이후보가 자신과의 묵계를 깼다하여 이를 갈고 “다 터뜨리겠다” 식으로 으름짱을 놓고 있다.
BBK사건이 폭발력을 가지는 것은 도곡동 땅을 판 돈이 ‘다스’를 통해 BBK에 투자되고 그것이 다시 이 후보의 소유인 LKe뱅크로 흘러 들어가 돈세탁을 한 것처럼 외형상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후보는 지금까지 도곡동 땅이나 ‘다스’라는 회사와 자신은 아무 관계없다고 주장해 왔었다. 이 후보측이 걱정하는 것은 김경준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은 이명박 후보가 지시하는 대로 움직였을 뿐이라고 진술하며 감형을 노리는 자세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입후보중 마음에 드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서울의 분위기다. 그리고 경선에서 패배한 박근혜씨의 인기는 날로 치솟아 지금 당장 아무 제한 없이 투표한다면 박근혜씨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까지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에서>
이 철 / 고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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