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사고방식이 통하는 사회라면 이번 한국 대통령 선거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한 후보의 지지율이 여당을 포함, 모든 주요 후보들의 지지율의 2배를 웃도는 상황에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선거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은 한국이 아직도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임을 말해 준다.
여당이 기대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선거전 김경준씨가 귀국해 이명박 후보의 부정행위를 낱낱이 밝혀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회창씨가 출마, 이명박 후보 표를 깎아주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정동영 후보가 문국현, 이인제 후보와 연대해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이번에도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 시나리오에 대해 관측통들은 여당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가설이기는 하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2002년 대선 때와는 달리 김경준 스캔들이 이명박 후보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하리란 분석이다. 당시 ‘대쪽’ 이미지를 내세운 이회창 후보는 대쪽처럼 스캔들 한 방에 갈 여지가 있었다. 두 아들 병역 비리처럼 온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제가 터지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고만 것이다.
반면 이번 김경준 사건은 그 전모를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이 많지 않은 복잡하기 짝이 없는 스캔들이다. BBK가 어떻고 LKe뱅크가 어떻고 옵셔널 벤처스가 어떻고 다스가 어떻고 하다 보면 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했으며 뭐가 잘못인지 헷갈리게 마련이다. 거기다 김씨가 귀국한다 하더라도 김씨와 이 후보의 주장이 엇갈리고 뚜렷한 물증이 없으면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이 스캔들의 파괴력은 이회창 아들 병역 기피 때보다는 약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이회창 출마를 놓고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이 또한 진짜 출마해 당선을 노리기보다는 지분과 발언권 확보를 위한 포석이란 설이 유력하다. 적절한 이 후보의 배려가 있으면 출마를 포기하거나 출마를 했다가도 양보할 것이란 얘기다. 명분 없는 출마를 강행했다 둘 다 떨어질 경우 이회창 후보는 세인의 비난과 역사의 심판을 도맡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어리석은 일은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금 한국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200만 청년 실업과 40~50대 명퇴 물결, 중소기업과 밑바닥 하층민의 고통, 그리고 교육 지옥이다. 대다수 한국민들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 이명박 후보를 꼽고 있다. 그리고 이 믿음은 웬만한 스캔들로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여러 위험 요소에도 불구, 아직까지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가 이명박인 이유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