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및 독단적 M&A 문제로
후임에 로렌스 핑크·밥 맥캔 등 거론
사상최초의 흑인 출신 월가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인 스탠리 오닐(사진) 메릴린치 회장이 빠르면 이번 주 중 실적 부진과 독단적 인수합병(M&A) 추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전망이다.
월스트릿저널(WSJ)은 메릴린치 이사회가 지난 26일 회의를 열고 오닐 CEO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번 주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오닐 회장이 와코비아 은행과 인수합병(M&A)를 논의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나온 직후 열렸다.
이사진들은 회의에서 오닐 회장이 이사회와 사전 논의 없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한 것에 대해 크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CEO 문제도 구체적으로 거론됐다. 오닐 회장의 뒤를 이를 인물로는 로렌스 핑크 블랙록 CEO, 그레고리 플레밍 메릴린치 공동 회장, 밥 맥캔 메릴린치 증권 부문 책임자 등이 꼽히고 있다. 현재로선 로렌스 핑크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핑크와 오닐이 지난 25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장면이 목격된 것도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닐 회장의 사임 압력은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다. 메릴린치는 지난 5일 신용위기 여파로 3분기 주당 50센트의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며, 부실 채권 상각 규모가 4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표 직전 메릴린치의 글로벌 채권 부서 대표 오스만 세머시, 세머시와 함께 미국 채권 부문 공동대표를 맡아왔던 데일 라탄지오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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