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하여 ‘황야의 7인’이라고 했다. 모두 7명이 출마했었으니까. 여당 후보는 박정희 재건회의 의장 한 사람. 야당 후보는 무려 여섯 명이나 됐었다.
때마침 인기를 끌고 있던 영화가 ‘황야의 7인’. 해서 그들은 ‘황야의 7인’이라고 불렸던 것.
1963년도의 상황이다. 5.16 세력의 민정이양 약속과 함께 대통령 선거가 열리자, 윤보선 전 대통령을 비롯해 허정, 변영태씨 등 쟁쟁한 정치인들이 모두 출마를 하고 나섰던 것이다.
전해지는 당시의 비화 하나가 있다. 야당 후보난립은 결코 나쁠 게 없다. 권력의 깊은 곳에서의 판단이었다. 야당 지지표가 분산될 터이니. 그래서 전개된 게 편지 보내기 작전이라고 한다.
야당 후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 거다. 선생님 같은 애국자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후보 사퇴라도 한다면 이는 민족과 역사의 죄인이 된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사퇴를 고려하고 있었다. 그런데 편지가 날아든다. 한두 통이 아니다. 그것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천심은 내게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사퇴 생각을 접는다.
지금 와서 보면 상당히 조잡한 정치공작이다. 그게 먹혔는지 하여튼 야권의 후보난립 사태는 상당히 오래 갔다.
대통령 선거일이 50일이 안 남았다. 이 마당에 이회창씨의 대선 출마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나라당 전 총재인 그를 무소속 후보로 내보내 또 다시 대권에 도전한다는 얘기다.
그 시나리오는 이렇다. 이명박 후보로는 아무래도 불안하다. BBK 공세가 치명탄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이회창 카드다. 말하자면 이명박 후보에 대한 회의론에 편승한 시나리오다.
이해가 된다. 지난번 대선에서 김대업 폭로사건으로 패배를 맛본 한나라당이니까. 그렇지만 다른 측면도 있는 건 아닐까.
이명박 낙선을 위해 여권은 여러 가지 공작을 준비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파다한 얘기다. 혹시 그 작전의 일환에 말려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때 아닌 이회창 출마설로 정치권이 난리다. 그 와중에 이런 저런 이름의 시민단체들이 여기저기서 이회창의 출마를 권유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석연치 않아 보인다.
이회창씨는 입을 열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5년 전 정계은퇴 약속을 지키겠다고.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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