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격 앞으로’경영 더 이상 안통한다
뼈깎는 체질개선·구조조정 등
경쟁력강화 없인 미래 불투명
한인은행들은 지난 10년간 고성장을 거듭하며 한인사회의 경제 성장을 주도해왔다.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14개 한인은행들의 고용 인력만 2,900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급여등 인건비로만 연간 2억달러를 지출하는 등 한인사회 경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사회와 미국 경제 상황으로 볼 때 더 이상 지난 10년간의 ‘앞으로 돌격’ 식의 고성장 위주의 성장 괘도가 통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한인은행들의 그 동안의 눈부신 경영 성과는 사실 부동산 활황, 저금리, 한국 자금 유입 등 외부 여건에 기인한 바 크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고유가, 의류·봉제업계 부진 등의 악재 원인은 그동안 고속성장에 파묻혔던 한인은행들의 구조적 약점과 고속 성장에 따른 각종 부작용들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같은 외부 악재 요인은 비단 한인은행뿐만 아니라 미국 주류 은행에도 적용되며 미국 은행권 전체의 주식도 최근에는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주류 대형 은행에 비하면 규모면에서 영세한 한인은행들은 외부 요인만 탓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미 대형 은행이 감기를 앓으면 한인은행은 페염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뼈를 깎는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인은행들은 이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대형 상장은행부터라도 한정된 한인시장에서 이전투구하기보다는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인 주류사회 진출을 목표로 일차적으로 타 커뮤니티 공략에 도전하고 부동산에 한정된 대출보다는 산업별, 지역별, 새로운 업종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요즘 주류 은행권의 화두는 ‘성장’보다는 ‘내실’, 무리한 대출 보다는 질 높은 자산의 확보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매도 한번에 맞는 것이 좋다면 부실대출도 정리할 건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며 “무리한 대출과 이어지는 부실대출은 앞에서 벌고 뒤에서 손해 보는 밑지는 장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의 23% 주식 폭락은 대출 부실 급증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와 이에 따른 수익 감소가 직접적인 이유였다는 것은 결국 은행의 주가는 실적만이 유일한 바로미터라는 냉엄한 시장 진리를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유재환 은행장은 “한인은행들의 인수합병(M&A)을 통한 몸통 불리기와 경쟁력 강화도 언젠가는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라며 “한인은행들의 본격적인 생존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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