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의 해는 정치인에게 상당히 중요하다. 거물 정치인으로 크는가, 아니면 주저앉고 마는가. 대선이 열리는 해에 그 운명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YS와 DJ가 탄생한 것부터가 그렇다. 그 발단은 신민당 경선이었다. 이른바 ‘40대 기수론’을 내걸었다. 그리고 치열한 당내 경선에 돌입했다. 이철승, 김영삼, 김대중의 3파전이 그것이다. 이 경선에서 DJ가 이겼다. 그 결과 그는 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컸다.
YS도 진 게 아니다. 이후 한 정파를 대표하는 거목으로 자랐고, 그 역시 대통령이 됐으니까.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고공행진을 한 정치인은 대통령이 된 노무현이다. 정동영의 약진도 무시할 수 없다. 꼴찌였지만 끝까지 경선을 완주함으로써 당내 기반을 다졌다. 거기다가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어필됐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는 어떤가. 가장 부각된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이 이명박이다. 박근혜도 그렇지만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선전을 하고 아쉽게 패했다. 그리고 깨끗이 승복을 했다. 그럼으로써 거물 정치인의 반열에 들어간 것이다.
반면 올 대선의 해를 기점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될 정치인은 누구일까. 손학규가 아닐까 싶다. 두 번이나 고백성사를 했다. 지난 3월 한나라당 탈당 기자회견에서가 그 첫 번째다. 또 불과 한 달 전 광주 무등산에서 두 번째 고백성사를 했다.
한나라당 아닌 국민을 위한 순교를 선택했다고 밝히면서 14년간의 한나라당 전력을 공식 사과했던 것이다. 그리고 눈물을 쏟아냈다.
민주신당 경선이 끝난 15일 손학규는 또 다시 눈물을 보였다. 경선에서 승리한 정동영이 기자회견을 갖는 사이에 내비친 눈물이다. “범여권 대통합의 불쏘시개라도 되겠다”라고 했던 신당 참여의 변이 현실화 된데 따른 회한의 눈물이었을까.
그가 만일 한나라당에 남았었더라면. 이제 와서 부질없는 질문이다. 하여튼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깜’ 1위로 평가했던 손학규라는 정치인은 이렇게 해서 올 대선의 최대 패배자로 주저앉게 됐다.
패배자는 또 있다. 아직은 판단의 시기상조의 감이 없지 않지만 DJ와 노무현, 전 현직 대통령이 아닐까 본다.
이해찬이 참패했다. 유시민, 한명숙이 들러리를 서주고 범여권의 ‘양대 주주’인 노무현, 김대중이 성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말하는 건 그들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여권의 대선후보 결정전은 이제 준결승을 치른데 불과하다. 그러니 사태 추이를 더 지켜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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