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온실효과. 신문의 헤들 라인을 매일 같이 장식하는 단어들이다. ‘그 게 그런데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 이 단어들이 나올 때 사람들이 보이는 일반적 반응이다. 지구온난화는 그러나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바로 나의 일로, 먼 장래에 닥쳐오는 문제가 아니다. 가까운 장래의 문제로, 캘리포니아 주민의 일상적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가주 물 전쟁 가열… 전력 공급 부족사태도
‘환경보호’가 모든 것에 우선, 개발에 제동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무엇보다도 가장 영향을 많이 받게 될 분야는 주택건설이다. 앞으로 주택건설 허가과정에서 반드시 검토되는 요인은 환경보호가 문제다. 주택건설 그 자체가 기후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하는 것이 반드시 고려된다는 것. 때문에 주택건설은 점차 까다로워지고 또 그만큼 경비도 많이 소모될 것이다.
<계속 뻗어나가고 있는 남가주의 교외주택가 모습.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는 이 같은 개발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이미 그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주택경기 붐과 함께 리버사이드 카운티와 새크라멘토 리버 델타 지역 등지에는 대대적인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대형 주택건설 프로젝트가 그러나 세 군데나 중단됐다. 환경보호단체가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택건설프로젝트를 허가해주는 과정에서 관계당국이 지구 온난화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치 않았다는 이유다.
앞으로 이런 종류의 소송이 크게 늘 전망이다. 문제는 건설업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점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된다. 에너지 절약형 주택이어야 한다. 주택단지 건설로 트래픽이 엄청나게 늘어서도 안 된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물 사용량이 적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준수되지 않을 때 오는 게 뒤따라오는 건 잇단 소송이 될 게 너무 명약관화해서다.
말하자면 온실효과 등 지구 온난화를 촉진시킬 요인들을 건설업자들은 최소화해야 한다. 당연히 소요경비가 더 든다. 그렇지 않으면 프로젝트를 포기해야한다. 주택건설이 까다로워지고 비싸게 먹힐 수밖에 없다.
유엔 보고서나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경고한 대로 이번 세기에 해수면이 8~31인치 정도 높아진다고 가정하자. 그 경우 캘리포니아 해안지역의 개발은 극히 제한되거나, 전면 중단될 수도 있다. 허리케인 취약지구인 남동부지역 주들이 해안개발을 엄격히 제한 한 선례를 쫓아서.
물 전쟁이 더 치열해진다. 지구 온난화가 가져올 또 다른 양상이다. 캘리포니아의 내륙지방은 기온은 더 더워진다. 반면 강우량은 더 적어진다. 내셔널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의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시에라 산맥의 적설량은 더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내륙지역의 강, 호수, 저수지 등으로 흘러들어가는 물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남가주지역의 주 물 공급원인 콜로라도강도 비슷한 운명을 맞을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해변지역의 강우량은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저수시설의 태부족으로 대부분은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가 물 부족 사태해결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물 전쟁은 벌써부터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크라멘토의 연방법원이 새크라멘토 델타지역에서 센트럴 밸리, 남가주지역으로의 물 공급을 봉쇄하고 나섰다. 기후 온난화에 따른 물 부족사태와 멸종위기의 동식물 서식지 파괴위험에 대비가 안 돼 있다는 점을 지적, 날로 늘고 있는 물 공급을 중단시킨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법은 대형 주택건설 프로젝트와 관련, 건설업자에게 장기적인 물 공급원을 적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 법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주 대법원은 최근 새크라멘토 외곽의 6,000에이커 커뮤니티 개발을 중단시켰다. 개발업자가 물 공급원을 보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법원판결 여파로 주 의회는 관련법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물 부족 사태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여 교외 외곽지역에 대대적으로 주택을 건설하는 이 같은 프로젝트는 과거의 유물이 될 수도 있다.
2001년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전력부족 사태를 겪었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이 같은 사태를 일상화 되게 할 수도 있다. 날씨가 더워진다. 더워진 날씨는 보다 자주 이상열파를 불러온다. 자연 에어컨디션 의존도가 부쩍 높아진다. 불행하게도 현존하는 발전소들, 특히 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들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들이다. 주택건설시 에너지 효율기준치를 높이고 인슐레이션 시설을 대폭 강화하고 백열등 대신 형광등 사용을 의무화한다. 이런 조치로 전력소모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대체 에너지원이 개발돼 그 갭을 메우기 전 까지 기후 변화는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게 하고 동시에 생계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뜨겁고 건조한 날씨의 일상
전원주택의 꿈 사라질 수도
더 뜨겁고, 더 건조한 날씨. 지구온난화가 가져오는 이 같은 기후는 또 다른 면에서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일상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들로, 산으로 자연을 찾아가 즐기는 생활, 자연 그 자체에 파묻혀 사는 라이프스타일에 상당한 제한을 가져올 수도 있다.
샌개브리얼 마운틴, 샌버나디노 마운틴 등지의 레크리에이션 지대가 봉쇄될 수도 있다. 그 접근이 제한될 수도 있다. 뜨겁고 건조한 날씨. 이는 화재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산불위험 때문에 이런 시설의 사용 제한이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공원지대 주택가에서 산다는 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가 최근 그리피스파크 화재와 캐탈리나 아일랜드 산불이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나기 쉬운 지역의 개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아이딜와일드나 애로우 헤드 등 산간지역의 개발이 대폭 제한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주택이 들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위락시설개발도 허용이 안 된다는 것이다. 풍광이 수려한 산간지역에서의 삶은 그러므로 꿈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 거의 60개에 달하는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게 물 공급 관련 법안이다. 그만큼 물 부족 사태를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주지사 사무실은 이와 별도로 온실효과를 극소화하는 각종 규제안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한편 소송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 당국이 모종의 결단을 내리도록 촉구하는 환경단체들의 소송이다.
주 의회, 행정부, 환경단체 등이 어우러져 새로운 환경법들이 제정될 때 캘리포니아 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은 상당한 변모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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