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져야 높이 올라갈 수 있다
가벼워지려면 버리고 또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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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한국일보 입사당시 쓴 허위학력에 대해서는
“장난이었지만 내 잘못…참회…이것도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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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하여간 가벼워져야 높이 올라갈 수 있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그런 노래도있듯이…”
23일(목) 저녁 쿠퍼티노 디앤자 칼리지 A1 강의실. 북가주 참선모임 수선회(회장 최규현) 주관 초청강연회를 위해 이날 오전 서울에서 날아온 지광 스님(능인선원 원장, 사진)은 낮고 짧은 인사 겸 서두를 끝내자마자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몸이 60키로(킬로그램) 70키로 40키로 50키로, 이게 뭐냐, 덩어리라, 죽으면 없어질…” 몸에, 즉 세속적인 것에,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는 말이었다.
어떻게 버릴 것인가. 아연 목소리도 높아지고 ‘수준’도 높아졌다. 불경은 말할 것도 없고,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아니고 심리학이 등장하고 지구과학이 나오고, 스님의 방대한 지식이 쉴새없이 열정적으로 쏟아졌다.
“그런데 시간과 공간의 시원이 뭐냐, 시간이 어디서 생겨났는가, 내가 있기 때문에 네가 생겼고 나와 너 사이에 공간이, 거리가 생긴 거다. 그걸 극복하려다보니 시간이 생겼다, 시간과 공간을 극복하려면 나를 없애면 된다, (그런데) 나(를 만드는 것은) 뭐냐, 이기적인 마음이다, (나를 만드는) 근본적 제약은 탐욕이다…가장 자기를 (잘) 버리는 사람이 가장 높아지는 것이다.”
스님의 강연은 돌고돌아 다시 ‘나를 버리기’로 모아졌다. 그리고 이를 보충하는 열강은 계속이어졌다. 진여 망상 무명 습 견성성불 화두일념 사성제 팔정도 업경대 등등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개념들에 대한 예시 설명과 함께. “씨앗속에 우주가 들어있다. 그러니까 결과는 원인 속에 다 들어있다”는 말로 인과의 법칙(연기법)을 설명한 뒤 “말과 생각과 행동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지금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짓는 게 그게 바로 미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정아 전 동국대교수의 학력위조사건을 불쏘시개로 해 활활 타오르던 풀섶에 기름을 얹은 격이 된 스님의 학력파문과 관련한 해명은 그 다음에 나왔다.
“내가 1976년 한국일보에 입사할 때 장난삼아 쓴 게 그게 지금 (질)책이 되더라고. (능인선원 급성장으로) 남들의 원한을 사고 한 것이 이게 살이 돼버렸다”고 운을 뗀 그는 서울고 졸업 뒤 몸이 병원치레를 하다 기자모집 때 학력제한을 철폐한 한국일보에 응시했다 고졸출신으로는 유일하게 합격했고 그때 어느 선배의 말을 듣고 인사자료에 서울공대 중퇴라고 써놓았다가 지금 대가를 치르고 있다면서 “그래도 내 잘못” “참회한다” “요번에 요것도 수행”이라고 정리했다. 이 대목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는 이어 “누가 구해주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자기를 구하는 거다, 이 세상 어떤 것도 함부로 살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꾸준한 정진을 강조하면서 정진 도중 닥칠 어려움을 숱한 어려움을 극복해야 진여(참다운 나, 즉 자신의 불성)를 찾는다는 의미로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십시오, 이게 아니라 시험을 많이 쳐야 된다, 이래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지광 스님 북가주 강연회 뒷얘기 등 상보는 오는 30일(목)자 종교섹션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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