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다운 무이자’ 고위험 모기지 융자가 화근
페이먼트는 뛰었는데 재융자는 안돼 결국 손들어
내년까지 주택 차압 170만가구…두배나 늘어
3년전 마틴과 제니퍼 코셋 부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커넥티컷주 메리턴의 3 베드룸 하우스는 어린 아들과 부부가 살기에 좋았다. 당시 주택 시장 붐을 타고 있었기에 노 다운, 주택 매입비 18만달러 전액을 융자받아 샀다. 집값도 올라가고 이자율도 바닥세로 더 내려가는 추세 였기 때문에 미래에도 재융자를 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렌더도 쉽게 노다운 융자를 내줘 큰 부담없이 집을 덥석 매입했다. 그런데 집을 사고 보니 생각지 않았던 비용이 제법 들어갔다. 새 퍼니스와 스토브, 거라지 도어 교체로 목돈이 좀 들어갔고 다른 비용도 늘어 크레딧 카드 부채가 점차 늘었다. 부채가 늘자 2005년 말 갖고 있던 모든 부채를 통합하여 모기지 재융자를 받았다. 지나고 보니 이것이 화근이었다.
올해 초 이 부부는 챕터 13 파산 신청을 냈다. 23만달러로 늘어난 모기지에 대한 월 페이먼트는 1,800달러로 처음 집 샀을 때보다 40%나 늘었고 여기서 더 올라가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집을 던지기로 했다. 웨어하우스 회사 구매 에이전트인 남편은 “우리가 참 순진했다”고 뒤늦게 후회한다.
모기지 페이먼트 때문에 개인 파산을 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융자 부실로 인한 최근의 금융 경색 사태는 개인 파산을 양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고 컨트리와이드 등 모기지 회사들이 위기에 몰리는 등 금융권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헤지 펀드 매니저에서부터 큰 손 투자자까지 큰 손실을 입었지만 최악의 피해자는 고위험 융자로 집을 샀던 홈오너들이다. 이들은 길거리로 나서야하는 치명상을 입었다.
무디스 이코노미.컴의 추산에 의하면 올해와 내년중 주택 차압으로 집을 잃게 될 가정이 170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이전 2년에 비해 거의 두배 가량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컴의 마크 잰디는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앞으로의 전망은 “아주 어둡다”고 강조한다. 대출 연체나 채무불이행 비율이 개선되기 보다는 더 악화되는 등 하락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몰론 지역차는 있다. 특히 지역 경제가 나쁜 미시간, 오하이오 등 중서부 주들과 서브프라임 론이 집중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네바다의 경우에는 타격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전역의 많은 홈 오너들이 맞고 있는 이 어려운 사정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정치권도 처방 마련에 즉각 나서고 있다. 갈취성 융자 브로커에 대한 단속 강화에서부터 주택 차압을 막기 위한 10억달러의 연방긴급 자금 지원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법안에 제시되고 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모기지를 매입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안과 홈 론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파산법 개정안도 검토중이다.
현 파산법으로는 챕터 13 파산을 해도 홈오너의 모기지에 대한 채무는 그대로 남는다. 상환기간이 연장될 뿐, 탕감 없이 페니까지 전액 갚아야 한다. 챕터 7 완전 파산은 최근 파산법 개정으로 훨씬 어려워졌다.
홈 모기지가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는 예전에는 드물었다. 20%의 다운에 주로 고정으로 모기지를 얻었고, 렌더도 로컬 렌더였다. 홈오너들도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떠 안았다. 그랬기에 실직이나 질병, 이혼 등의 경우가 아니면 모기지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홈 모기지 때문에 재정적 비극이 종종 야기된다. 서브프라임 융자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제로 다운에 첫 2년간 고정 저리, 그다음부터는 변동이 되는 모기지 상품을 이용하는 바이어들이 많아졌다. 공격적인 전국 모기지 브로커와 은행들이 높은 수수료를 벌기 위해 이런 고 위험 융자 상품을 마케팅했다.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은 차압가정구제법안(Helping Families Avoid Foreclosure Act)를 내달 중 발의할 예정이다. 현 파산법으로는 대규모 모기지 차압이 발생할 경우에 가정을 구제할 길이 없어 수정해야할 때가 왔다는 것이 제안 이유다.
모기지 때문에 파산으로 몰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처음에 조건이 나쁜 론을 얻은 것이 잘못이었고 이로 인해 다시 나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코넥티컷주 햄던의 파산전문변호사 닐 크레인은 요즘 고객이 작년보다 반은 더 늘었다. 매달 30건 이상의 새 케이스가 날아들고 있다.
그의 고객은 코셋 부부를 비롯, 대부분 연수입 6만5,000내지 9만달러의 가정이다. 전에는 파산 신청 이유가 실직이나 질병, 이혼 등 예기치 못한 불행이었지만 요즘은 달라졌다고 그는 말한다. “기존의 페이먼트를 내기 위해 재융자한 것이 탈이 됐다. 렌더의 꼬드김에 빠져 아주 나쁜 조건의 융자를 받았고 이것이 문제가 돼 개인 파산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특약-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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