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반 만에 한국에 다녀왔다. 2주밖에 안 되는 짧은 일정 때문에 주로 순천 시댁과 서울 친정을 오가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머무는 동안 경험했던 스피디한 한국식 생활체험은 그동안 익숙해져 가던‘느긋한’미국식 생활방식과는 많이 달라 생경함까지 안겨주었다.
무엇보다 공공 행정기관의 업무처리가 이곳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신속하다는 것이었다.
지난해로 갱신기간이 지난 한국 운전면허증 연장을 위해 가까운 운전면허 시험장을 찾았다. 헛걸음이 두려워 미리 전화문의를 했더니 자동응답 시스템과 함께 주민번호를 누르라는 설명이 나오고 그대로 한 결과 현재 나의 운전면허증의 상태와 새로 발급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와 절차를 자세히 알려주었다. 담당자와 연결을 기다리며 족히 30분은 넘게 걸릴 일이 단 몇 분만에 처리되니 참으로 간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필요한 서류를 챙겨 ‘오늘 하루는 이것 하나만 처리해야지’라는 느긋한 맘으로 운전면허 시험장 방문했지만 사진까지 박힌, 당장 사용 가능한 플래스틱 운전면허증을 받기까지 채 30분도 안 걸렸다. 지하로, 2층으로 여기저기 가야 할 창구가 많았지만 각 창구마다의 업무가 확실히 분화되어 있으니 업무가 스피디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처리되고 있었던 것이다.
LA로 이사와 새로 신청한 플래스틱 운전면허증을 몇 개월 동안 기다리기며 종이로 된 임시 운전면허증을 들고 다니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밖에도 주소지와 상관없이 서울 시내 어디든 가까운 동사무소에 방문하면 타 지역 소재의 주민등록 등본과 같은 서류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뗄 수 있게 된 것은 한국에서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닐 정도다.
미국에서 생활한지 7년밖에 안된 초보 이민자이건만 한국의 이러한 변화가 놀랄 만큼 신기한데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에 건너와 몇 십년 동안 한국을 방문하지 못한 한인들이 나와 같은 체험을 했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많은 한인 이민자들 중에서도 누구보다 LA 한인타운에서 소규모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업주라면 한국의 공공기관에서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스피디하면서도 편리한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지. 당장 히트 반열에 올릴 아이템으로 큰돈을 벌어들이진 못하더라도 장기간 효율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 한두 가지는 충분히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성민정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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