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연기 이미지 실제와 달라… ‘전설의 고향’으로 영화 나들이
“작품 속에 내 모습은 없다.”
다소 의외였다. 지난 1990년 데뷔한 배우 양금석은 18년 동안 ‘연기밥’을 먹었지만 어느 배역에도 자신의 모습은 없었다고 얘기한다. 세련되고 냉철한 여성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지만 “나는 순박한 시골댁”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한 가지 모습만 갖고 있는 사람은 없잖아요. ‘이 사람은 이렇다’고 단정짓기는 힘들죠. 배우도 마찬가지예요. 매번 필요한 모습을 이끌어낼 뿐이죠. 그 배역으로 사는 것이지 작품 속에 내 이미지가 담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당연해요.”
양금석은 이번에도 새로운 옷을 갈아 입고 관객들 앞에 선다. 특별 출연을 제외하곤 10년 만에 영화 <전설의 고향>(감독 김지환ㆍ제작 윈텍필름)에 출연해 어긋한 모정을 선보인다.
생애 처음으로 공포영화를 접하는 기분이 남다를 법하다. 양금석은 “다시는 공포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다”며 일찌감치 못을 박았다.
“수중 촬영을 포함해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힘드니까 주변 사람들까지 피곤하게 만들더라고요.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네요. 그동안 꾸준히 출연 제의를 받아왔어요. 제가 고사했죠. 극장 화면이 무서웠어요. 저 큰 화면에 내가 어떻게 비칠지 두려웠죠.”
출연 제안이 들어오는 영화의 시나리오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극중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없는 엄마 역이나 옷을 벗길 요구하는 개성 강한 역할이었다. 그런 와중에 <전설의 고향>의 시나리오를 만났다.
“벗는 영화요?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예요. (웃으며)자신 있으면 왜 안 벗겠어요? <전설의 고향>에서 등장하는 어머니는 평면적이지 않아요. 결국 어머니의 치우친 사랑이 낳은 비극이 영화의 주제죠.”
사실 양금석은 아직 어머니가 돼 보지 못했다. 아이를 낳지 않았고 지금은 이혼 후 혼자다. 어머니의 극진한 사랑을 표현하는 게 어렵지 않았을까 의구심이 생긴다. 양금석은 “조카를 통해 모성애를 느꼈다”고 말한다.
“조카를 보고 있으면 ‘이 아이를 위해 내가 대신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아이를 낳으면 저 정도로 예쁘겠다고 느끼죠. 조카를 통해 많은 감정을 경험해 봤어요. 아마도 아이 엄마보다 내가 더 조카를 사랑할걸요.”
혼자 있지만 양금석은 외로울 틈이 없다. 연일 이어지는 드라마 촬영에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런 와중에 양금석은 요즘 ‘소리’에 심취해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1주일에 1번씩은 개인 레슨을 받는다. 양금석은 지난 1997년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로 활동했을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다.
“경기민요를 주로 불러요. 소리를 하고 있으면 한없이 행복해요. 내가 전생에 이 일을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죠. ‘이게 원래 내 길인가 보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내후년쯤 발표회도 가질 계획이에요.”
하지만 양과 음의 조화는 거를 수 없는 법이다. 양금석은 스스럼없이 “사랑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결혼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마음이 끌리는 남자와 자연스러운 사랑을 나누고 싶은 것이다. 아직 소녀적인 감성을 간직한 양금석의 사랑과 일은 동시 진행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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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사진=임재범기자 happyyjb@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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