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컵 2연패한 성공한 세비야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치켜든 주장 하비 나바로를 앞에 두고 환호하고 있다.
승부차기로 에스파뇰 눌러
세비야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라이벌인 에스파뇰을 승부차기로 누르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UEFA(유럽축구연맹)컵 정상에 올랐다.
16일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의 햄든팍에서 벌어진 대회 결승전에서 세비야는 쏟아지는 빗속에서 에스파뇰과 연장까지 120분에 걸친 마라톤 매치를 2-2 동점으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안드레스 팔롭이 상대 킥 4개 중 3개를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을 한 데 힘입어 3-1로 승리, 2년 연속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세비야는 지난해 결승에서 미들스보로를 4-0으로 대파하고 우승했었다.
이날 결승은 세비야가 도망가고 에스파뇰이 쫓아가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세비야는 전반 18분 아드리아누 코헤이아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10분 만에 에스파뇰 알베르트 리에라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23분 에스파뇰 수비수 후르타두 모이세스가 2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잡은 세비야는 우세한 경기에도 불구, 결승골을 뽑지 못한 채 전후반 90분을 1-1로 마친 뒤 연장 전반 종료직전 프레데릭 카누트가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에스파뇰도 끈질겼다. 연장 종료 5분을 남기고 후반 종료 직전 교체멤버로 투입된 도밍고스 조나타스가 중거리슛으로 세비야 골문 오른쪽 하단코너를 꿰뚫어 다시 2-2 동점을 만들고 결국 승부를 ‘축구판 러시안룰렛’ 승부차기로 연장시켰다.
하지만 에스파뇰의 투혼도 이날의 영웅이 된 세비야 골커퍼 필롭 앞에서 통하지 않았다. 필롭은 이날 에스파뇰의 1번키커 루이스 가르시아의 킥을 막아내 기선을 제압한 뒤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인 3번키커 조나타스와 마지막 4번키커 마르크 토레욘의 킥을 잇달아 막아내며 승부차기 승리를 책임졌다. 이로써 세비야는 1985, 1986년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21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로 UEFA컵 타이틀 2연패를 달성한 팀이 됐으며 올 시즌 ‘트레블(3관왕)’의 희망을 유지했다. 세비야는 현재 스페인 킹스컵(코파델레이) 결승에 올라있으며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팀 역사상 유럽대회 첫 승을 꿈꿨던 에스파뇰은 지난 1988년 이 대회 결승에서 ‘한국축구의 전설’ 차범근이 소속됐던 레버쿠젠(독일)에게 승부차기로 패한 데 이어 19년만에 또 다시 승부차기로 정상문턱에서 분루를 삼켰다. 당시 1988년 UEFA컵 결승에서 에스파뇰은 홈 1차전을 3-0으로 승리,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원정 2차전에서 0-3으로 패해 합계 3-3으로 승부차기에 끌려간 뒤 패했고 당시 차범근은 후반 종반 전광석화같은 헤딩슛으로 두 경기 합계 3-3을 만드는 극적인 3번째 골을 터뜨리며 팀의 대 역전승을 견인, 자신의 2번째 UEFA컵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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