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도사 PD의 최진실 섭외 ‘5고 초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등 여섯 명 개그맨 캐릭터의 개성 있는 특화를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토크쇼 형식에 변주를 둔 ‘황금어장 ‘인기코너 ‘무릎팍도사’가 장안의 화제다.
’무릎팍도사’는 강호동, 유세윤, 그리고 생뚱맞은 신인 우승민으로 결합돼 3인조 토크쇼 형식을 구축했다. 본격적인 출범은 4개월 째. 강호동이 고민해결사 무릎팍도사로 분했고 다른 두 명이 각자 까칠한 질문과 일반인적 시각의 다소 생소하면서도 허점을 짚는 질문을 담당하며 마치 점집에 자신의 고민을 하소연 하러온 손님을 맞는 포맷을 정착시켰다.
코믹한 점집으로 변형시켜 초대손님을 매주 받아 가벼운 듯 하면서도 신랄한 질문이 이어진다. 대부분이 비중 높은 톱스타들이 초대돼 왔다. 지금까지 가수 비를 키워낸 가수 겸 음악 프러듀서 박진영 , 가수 싸이, 신해철, 최민수, 태진아, 이경규, 이영자 등이 한바탕 자신의 고민을 풀어놓고 나름대로 해소하고 갔다.
이 프로그램이 드라마도 아닌 일주일에 한회 방영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시청자들은 기본적인 웃음속에 강호동 패밀리가 공격적으로 초대 게스트에 과거 아픈 사연에 대한 질문을 송곳처럼 찌른다.
초대 게스트도 이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응수하는 과정에서 자기반성이 나오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처럼 솔직한 의견을 피력한다. 단순히 즐기고 웃기기를 위한 가벼운 프로그램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가령 가수 박진영은 예능프로그램으로는 가수 시절 이후 처음으로 출연해 비와의 인연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놔 화제가 됐다. 박진영은 비와의 전속계약이 끝나면 홀연히 결별할 수 있고 발전적 해체를 할 수 있다는 솔직한 이야기로 방송이후 화제가 됐다. 박진영을 떼놓고는 비의 성공을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가수 싸이의 경우 과거 대마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점에 대해 솔직히 시인하고 반성했다.
이어서 자신의 대중적 인기와 음악인으로서의 고민에 대해서도 털어놓는 과정에서 순수 예술 문화 진흥의 상징이랄 수 있는 예술의 전당이 자신에게 공연을 허가 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 꼬집었다.
이는 방송직후 곧바로 대중 예술인과 순수 예술인 사이에 수준 문제에 대한 논쟁을 야기시키기도 했다. 대중 연예인에게 과연 예술의 전당이 그렇게 고압적으로 선을 그어 공연금지까지 보수적으로 운영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영자의 출연 역시 마찬가지다. 다이어트 과장 허위 광고문제로 한창 잘나가다 지상파에서 거의 몇 년째 퇴출당했던 과거를 뼈아프게 뉘우치며 눈물을 훔쳤다.
여기서 무릎팍도사가 여타의 예능 프로그램과 다른 차별점이 드러난다. 그저 웃고 넘기는 가벼운 토크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사실이 눈에 띈다. 웃음 속에 눈물이 배어 있다. 출연자 마다 차마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웠던 공인으로서의 뼈아픈 과거가 있다.
그들은 모두 한 때 톱스타였다. 일반적인 대중 문화 담당 취재진들도 쉽게 질문하기 어려운 사안을 너무 진지하게 또는 너무 가볍게 다루지 않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능수능란하게 펼치고 있다. 여기에는 제작진의 게스트에 대한 집중분석과 강호동의 15년 방송진행 내공이 합쳐져 시너지를 내고 있다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평균적으로 정상급 연예인들이 여러모로 자신이 속살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출연임에도 나와서 털어놓는 점이 프로그램의 강점이다. 이 프로그램의 섭외는 그래서 여느 프로그램보다 더 힘들다.
여기 한가지 사례를 보자. 프로그램 총 책임자인 여운혁 PD는 출연자 섭외에 삼고초려 방식을 쓴다. 현재 최진실에 대한 삼고초려가 ‘5고초려’ 까지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녹화장에 식사시간의 공백을 틈타 매주 찾아가 설득한다.
한번은 혼자서 단촐히 가서 안부를 묻는다. 두 번째는 프로그램 방영분을 CD로 구워 최진실이 여유시간에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얼마 전에는 무릎팍도사의 두 번째 패널 개그맨 유세윤과 함께 찾아가 최진실이 평소 잘 마시는 커피 상품권을 선물하면서 분위기를 살폈다.
이렇게 다섯번을 찾았다. 10년 이상 톱스타 반열에 있었던 최진실에게서 많은 가능성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최진실이 망설이고 있다. 아픈 과거를 다시금 되짚기가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5고초려’를 펼치고 있는 PD의 노력과정을 살펴보니 섭외가 어느 정도나 어려운지 엿볼 수 있었다.
반면 ‘무릎팍도사’가 사고친 연예인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결국 지난날을 반성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다시 활동 재개를 하는데 명분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 PD는 방송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만큼 방송을 통해 공인으로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나름의 이유를 설명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예능프로그램의 경쟁에서 ‘무릎팍도사’가 갖는 장점이 아직은 강한 것 같다. 또 그 성공비결에는 차별화와 솔직함이 가장 큰 경쟁력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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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휴]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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