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東醫寶鑑)은 우리나라 의학인으로서는 누구든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동양에서 유일한 의학의 성전이다. 유전인자를 쪼개고 배아세포를 이식해서 불치의 병을 고치는 21세기 현대의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깊은 철학이 있음을 알게 된다.
내경편(內景篇) 1권에 이런 말이 나온다. “지금의 의사는 오직 사람의 병만 다스리고 마음은 고칠 줄 모르니 이는 근본은 버리고 말단만 쫓는 격이며 그 근원은 캐지 않고 말류(末流)만 손질하는 것과 같으니 진정한 의사는 사람의 마음을 다스려서 병을 미연에 방지하는 사람이어서 이를 상의라 했고, 병이 생긴 다음에 치료하는 의사는 하의라 했다.”
곧 이어서 ‘인신유일국’ 이란 말도 나온다, 즉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은 마치 나라의 재상이 되는 것 같아서 모든 것이 겸비한 높은 인격의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 같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의인(醫人)들은 누구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끝으로 이러한 훌륭한 사업을 임진왜란을 겪으면서도 14년에 걸쳐 25권의 대작으로 완성시킨 허준 선생의 집요한 학구심과 또 선조대왕의 현명한 지도력에 머리 숙이며 여기에 선조대왕의 백성을 생각하는 사려 깊은 교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요즈음 보건데 중국의 의서가 모두 내용이 충실치 못하여 볼만한 것이 없으니 여러 가지 책을 모아 한 책을 편술하는 것이 좋겠다. 대저 사람의 병이란 조섭을 잘 못해서 생기는 것이니 수양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약이다. 잡다하게 많은 책들을 잘 취사선택하여 요점을 택할 것이며 궁촌벽항에 의약이 없어 일찍 죽는 사람이 많은 우리나라에는 향약이 많이 나되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있으니 옳게 분류하고 그 이름에 우리나라 이름을 같이 써서 백성들로 하여금 알기 쉽게 할지어다.”
전희택 박사
<신경내과 전문의 겸 UCLA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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