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까지 제친 리오넬 메시가 거의 각도가 없는 사각에서 ‘마라도나 골’의 재연을 완성해 내고 있다.
메시, 스페인 국왕컵서 환상골 재연
‘제2의 마라도나’라더니 골도 판박이다. FC 바르셀로나(스페인)의 아르헨티나 출신 포워드 리오넬 메시(19)가 18일 벌어진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4강전 헤타페와의 홈 경기에서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뽑아낸 전설의 골을 완전 판박이로 재연해냈다.
왜 그를 ‘제2의 마라도나’로 부르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만든 ‘명품’ 골이었다. 전반 29분 해프라인 인근 자기진영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아 순간적으로 따라붙은 두 명의 수비수를 드리블로 따돌린 메시는 상대진영 오른쪽 중앙으로 번개처럼 돌파해 들어갔고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또 다른 2명의 수비수를 제친 뒤 뛰어나오는 골키퍼마저 가볍게 따돌리고 오른쪽 사각에서 반대쪽 사이드네트를 출렁이는 예리한 슛을 꽂아 넣었다.
메시의 이 골은 지난 1986년 마라도나가 뽑아낸 전설적 골과 너무나도 흡사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미 인터넷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에서는 두 선수의 골을 비교한 동영상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혼자서 볼을 치고 들어간 위치나 드리블 거리, 그리고 드리블 경로와 골키퍼를 제치는 방향은 물론 심지어 골을 넣고 나서 환호하며 오른쪽 코너로 뛰어가 그곳에서 동료 및 팬들과 기쁨을 나누는 장면까지 판박이처럼 똑같았다. 굳이 차이를 찾는다면 마라도나는 이 과정에서 골키퍼를 빼고 무려 9명의 수비수를 따돌렸는데 메시에게 달려든 수비수는 4명뿐이었다는 사실 정도였다.
이 골에 대한 세계의 열화같은 반응 때문에 메시는 19일 기자회견까지 해야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골이 마라도나 골과 비슷하다는 것을 인정했으나 자신은 결단코 마라도나와 비교될 수 없다고 강조하는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바르셀로나 팀 동료인 데쿠(포르투갈)는 “내가 생애 본 가장 위대한 골”이라고 말했고 프랑크 라이카르트 감독도 “예술작품”이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스페인 언론은 이미 그를 ‘제2의 마라도나’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는데 스포츠 일간지 마르카는 메시와 마라도나를 합성한 ‘메시도나(Messidona)’라는 새 닉네임을 안겼다.
하지만 마라도나와 함께 86년 월드컵 잉글랜드전에 뛰었던 호헤 발다노는 이 골 하나만 가지고 메시를 마라도나와 비교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라도나 골은 순간적인 정지와 가속의 연속으로 플레이됐고 메시의 골은 전광석화같은 스피드에 의한 것이었다. 메시의 골을 마라도나의 골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교가 된다는 사실만으로 메시가 마라도나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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