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스타가 개발, 직접 신고 뛰는 운동화
가난한 동네에서 자라며 생일마다, 부활절마다 원하고 원했지만 한 번도 받지 못했던 ‘에어 조던’ 운동화, 렌트 내고 전기값 내다보면 아이가 원하는 줄은 알지만 200달러나 하는 운동화는 사 줄 수가 없어 찢어지던 부모 마음을 기억한 NBA 스타가 싸고도 멋진 농구화를 개발했다. 10년차 NBA 베테런인 뉴욕 닉스 포인트 가드 스티븐 마버리(30)가 만든 15달러짜리 농구화 ‘스타버리’가 농구화 계에서 마이클 조단의 영향력을 떨쳐 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스타버리’는 데뷔 1년만에 10배나 비싼 신발들과 함께 학교와 농구 코트에서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스타버리’운동화를 만든 뉴욕 닉스 스티븐 마버리>
닉스 포인트 가드 스티븐 마버리
돈 없던 어린시절 생각해 만들어
쿠션·밑창 200달러짜리에 버금
‘겉멋’ 아이들에 먹힐 지는 미지수
마버리 자신이 자기가 개발한 운동화의 견고성에 자신이 만만하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스타버리’를 신고 경기에 임하고 있을 정도다. 그가 NBA 경기에서 신는 운동화는 조금도 특별히 제작한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진열대에서 집을 수 있는 일반 상품이다. 그에 자극받아 시카고 불스의 센터로 4번이나 NBA의 디펜스 플레이어 오브 더 이어로 뽑혔던 벤 월러스도 8월말이나 9월초에 ‘빅 벤’이라는 이름의 염가 운동화를 출시할 예정이다.
열혈 운동화 팬들은 15달러짜리 운동화가 1985년에 마이클 조던이 촉발시킨 문화현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아무리 자기가 존경하는 사람이 지지하는 운동화라도 모든 아이들이 넘어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NBA 선수가 신고 뛴다고 그 신발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운동용품 데이터 및 연구회사인 ‘스포츠 원소스’의 소매분석가인 맷 파월은 말한다. 지난해 8월에 나온 ‘스타버리 원’을 검토한 파월은 쿠션, 발목 지탱, 밑창 등이 비싼 운동화만 못하다며 ‘페이리스 슈스’나 ‘타겟’에서 파는 운동화와 다를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스타버리’ 라인을 디자인한 ‘로켓피시’의 디자이너로 ‘나이키’ ‘리복’ ‘푸마’와 ‘컨버스’ 운동화도 디자인한 T.J. 그레이는 “‘스타버리’ 운동화는 고급 농구화와 거의 비슷하다”고 말한다. 비슷한 자재를 써서 비슷한 구조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스타버리 투’는 지난해 것보다 발의 아치와 뒤꿈치 서포트가 개선됐다. 운동화 옆에는 마버리의 이니셜 M과 운동복 뒷번호인 3, 그리고 별을 조합한 마크가 붙어 있다. 하이탑은 8가지 색, 로우탑은 6가지 색이 있고 여자용 하이탑도 하나가 있다.
마버리는 코니아일랜드의 서프사이드 가든즈 빈민 아파트에서 7남매 중 하나로 태어나 그 동네 또래 꼬마들과 함께 농구공과 농구화에 모든 것을 걸고 자랐다. 두번 NBA 올스타로 뽑힌 후 코니아일랜드의 가게 주인들이 모두 그의 사진을 붙여 놓고 환영하는 가운데 고향을 방문한 그에게는 자기의 13세 생일에 가죽 재킷을 사주려고 부모가 힘들게 돈을 모으던 기억이 떠올랐다.
<‘스타버리’ 운동화를 신어보고 있는 소년들 >
그래서 ‘스티브 & 배리즈 유니버시티 스포츠웨어’사와 함께 품질 좋고 값싼 운동화 개발을 시작했다.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마버리는 제대로 만들어질 때까지 흠을 잡았다. 스티브 & 배리즈사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자체 제작해서 자사 매장 193개에서만 독점 판매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에 출시됐지만 대대적인 마케팅 캠페인도 없이 입소문에만 의지했다. “할러데이 시즌에 대부분의 운동화 회사가 1년 팔만한 양을 주문했지만 다 팔았다”고 스티브 & 배리즈의 앤디 토드 사장은 말했다.
이 운동화 제작에 참여하면서 계약금은 거절하고 오직 판매수익만 받기로 한 마버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에게 감사하는 어머니, 할머니들을 많이 만난다”고 말한다. “언젠가는 ‘스타버리’를 신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겁니다. ‘스타버리’ 운동화는 점점 더 좋아지기만 할 테니까요”
그러나 최신 스타일의 값비싼 운동화 때문에 강도, 총격, 교살까지 서슴지 않는, 겉멋에 모든 것을 거는 요즘 아이들에게 15달러짜리 운동화가 얼마나 어필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마버리의 고향 동네에서 친구들과 구식 조던 운동화를 신고 농구를 하던 13세 소년 자말 베누는 15달러짜리 운동화는 너무 싸서 신었다가는 놀림감만 된다고 말했다. 운동화 값으로 다달이 간호사인 어머니가 내는 월 렌트비와 맞먹는 200달러를 들인다는 자말은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 한 누나로부터 운동화 값을 받는데 “아무리 싸도 65달러짜리 이하는 신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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