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객 ‘뚝’ 휴일거리 한산… 차단용품 ‘불티’
황사가 한반도를 뒤덮은 1일 전국의 유원지는 봄나들이 인파가 눈에 띄게 줄었고 호흡기 질환 등 건강을 염려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해 도심이 한산했다.
서해 5도를 제외한 전국에 황사경보가 발령된 이날 서울 북한산국립공원 정릉지구에는 2,000여명만이 찾았다. 4월 휴일에는 보통 8,000명 정도의 등산객이 몰리는 것에 비해 4분의 1로 줄었다.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뻐근하다”며 산을 찾은 시민들도 대다수가 먼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썼다.
휴일 하루 평균 4만~5만명의 행락객이 다녀가는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도 입장객이 1만명을 밑돌았다.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어린이 등도 평소보다 40% 줄어든 6만여명에 그쳤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공원을 많이 찾았는데 황사 때문에 관람객이 평소의 절반도 안 됐다”고 말했다. .
황사는 차량 흐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종로 1∼2가, 강남역∼교보타워사거리 등 도심 주요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이 한때 시속 30㎞ 이하로 `거북이 운행’을 했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회 LIG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레이스를 펼치기도 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1,207㎍/㎥를 기록하며 스모그 현상까지 발생한 부산의 경우 도심 운행 차량이 크게 줄었고 해운대 와 태종대 등 관광지를 찾은 시민도 감소했다.
월악산과 속리산, 청남대 등 충북 주요 행락지의 입장객 역시 지난주 휴일의 3분의1 수준이었고, 뱀사골 등 지리산과 내장산 등 전북 지역의 유명산 등산객도 지난주의 절반에 못 미쳤다.
가족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다녀 올 계획이었던 최성경(31ㆍ여ㆍ회사원)씨는 “황사가 너무 심해 나들이 계획을 취소했다”며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에 걸릴까 봐 하루 종일 문을 닫아 놓고 지냈다”고 말했다.
서울시과 경기도 교육청은 초등학교에 대한 휴교 조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기상 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강원도교육청도 “일부 지역의 미세먼지농도가 2,000㎍/㎥를 넘어 임시 휴교나 단축 수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등에서는 황사로 인한 임시 휴교설이 급속히 퍼지면서 ‘전국황사 임시휴교’란 단어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수원(현대-KIA), 대구(삼성-두산), 대전(한화-SK), 부산(롯데-LG) 등 4개 지역에서 벌어질 예정이던 프로야구 시범 경기도 모두 취소됐다.
반면 황사 관련 상품 매출은 크게 늘어났다. 서울 종로구의 S약사는 “평소 10개 가량 팔리던 마스크가 오늘은 50~60개 이상 나갔다”며 “준비해 놓은 물량이 하루 만에 동이 났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인 옥션에서도 황사경보가 발령된 후 황사 전용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 황사 관련 상품 매출이 80%나 늘어났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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