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은 맛에 있어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 세계 최고의 요리지요. 한식당들이 와인 리스트만 좀 더 알차게 갖춘다면 미국 손님들이 더 많아질 텐데….”
취재차 만났던 다운타운 ‘팜’ 레스토랑의 이경호 총 주방장.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마도나, 줄리아 로버츠, 샤킬 오닐…. 그의 손맛에 반한 주류 유명 인사 리스트는 끝이 없다.
미국인의 입맛이나 취향에 정통한 그는 한식당을 찾을 때 와인 리스트가 취약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지적한다. 그는 “좋은 와인이 있으면 2~3시간은 기본으로 계속해서 음식을 시켜 먹으며 즐기는 것이 그들 문화”라며 “와인 리스트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미국 귀빈을 모시고 갈 수 있는 한식당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인이야 밥 먹으면서 소주 한잔 하면 되지, 웬 와인 이야기냐고 할지 모르겠다. 푸드 칼럼니스트 카렌 멕네일은 “와인과 음식의 매치는 그 조화도에 따라 마법을 부리듯 훌륭한 식탁이냐, 형편없는 식탁이냐로 달라질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와인이 대중화 되면서 웬만한 미국 식당들은 앞 다퉈 와인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와인에 관한 조언을 담당하는 와인 전문가 소믈리에를 두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주류사회를 향해,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기 위해 와인의 가치를 등한시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스시 로크’와 ‘P.F Chang’ 등 유명 일식, 중식당은 이미 많은 종류의 와인을 갖추고 주류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와인 리스트 개발이 한식당의 당면 과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디저트 메뉴도 마찬가지다. 샌타모니카의 유명 식당 멜리스의 조야아 시트린 주방장은 “음식 전체를 한 예술작품으로 봤을 때 디저트는 마지막을 장식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말한다. 허름한 일본 라면 집이나 중국 분식집조차 찹쌀떡, 빙수와 같은 디저트 메뉴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한식당 중에서 디저트 메뉴를 갖춘 식당을 찾기는 상당히 어렵다.
미국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면 전통 한국음식 고유의 맛은 유지하되,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주류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받아들여야 한다. 한인타운 내 한식당에서 카버네 소비뇽을 음미하며 등심을 구워먹고, 된장찌개와 밥을 먹고 티라미수 케이크로 입가심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홍지은 특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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