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창 대학입학 통지서가 오기를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기간이다. 전반적인 미국 대학들은 캠퍼스 내의 기숙사 생활을 권유하지만 가정형편이나 본인의 상황에 따라 집근처 대학으로 진학해 통학을 하는 경우도 많다. USC의 예를 들면 가을 학기가 아닌 봄 학기에 입학허가를 받는 학생들에게 가을학기는 지역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봄 학기의 입학허가를 준비하거나 입학허가를 받은 다른 4년제 대학의 진학을 부모님과 함께 고려하는 등의 중요한 시기이다.
많은 학생들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1년이나 2년의 수업과정을 마치고 미국 특유의 제2의 대학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도 한다. 대학 진학 때 본인이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 해도 어디서든 낙심치 않고 열심히 공부를 하면 또 다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미국 대학의 시스템이다.
일단 대학 입학을 결정하고 나면 학교에서 발송하는 모든 우편물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다양한 기숙사 방과 룸메이트 결정 등 중요한 결정들을 미리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청하는 순서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캠퍼스 내외에 위치한 기숙사나 2명에서 5명에 이르는 자신의 원하는 수의 룸메이트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설문을 통해 청결도, 취침시간, 흡연 등의 본인의 기호를 입력하면 학교측에서 적당한 룸메이트와 방을 배정해 주는 경우도 있다. 딸 제시카의 경우도 비슷한 생활방식을 가진 룸메이트를 만나 1년간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부모들이 자녀들이 입학할 학교의 오픈 하우스에 참석해 보았더라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또한 꼭 권하고 싶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아시아계 학생이 전체의 25%가 넘는 USC임에도 불구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는 아시아계 학부모의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아시안 학생 지원센터의 제프 무라카미 관장의 지적이다.
무라카미 관장은 이 현상은 현재 대부분의 부모들이 미국에서 자녀들을 대학을 보내는 1세대들이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이민 1세 가족의 경우는 부모와 자녀간의 언어문제 등의 이유로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한인보다 이민 역사가 오래된 일본이나 중국의 이민 2세 부모들도 자신들의 부모로부터 보고 배우지 못한 부분들을 자녀들에게 전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또한 많은 경우의 아시아계 학부형들은 문화적으로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과 동시에 자녀에 대한 책임을 학교에 맡기면 학교에서 알아서 잘 해주리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자녀들이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돌이키기에 너무 늦어버린 경우도 많다.
미국 중류 가정에서도 대학 진학은 집을 떠나 독립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부형들이 자녀와 함께 2~3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서 자녀가 4년간 다닐 학교를 경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녀의 룸메이트를 만나보고 기숙사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함께 구입하고 또 매년 개최되는 ‘부모님의 날’에 참석하거나 자녀들의 시험기간에 정성스런 간식이나 선물이 담긴 ‘사랑의 선물’을 보내는 등 자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아끼지 않는다. 일례로 USC에 다니는 아들을 둔 아버지인 USC 직장 동료는 밸런타인스 데이에 M&M사에 특별 주문한 USC 고유의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아들 이름의 이니셜과 ‘I love you’, ‘Fight on(USC 모토)’이라고 쓰여진 초컬릿을 선물했다고 한다.
대학에 진학했다 해도 아직은 어린 틴에이저들이다. 그들에게 미국 대학생활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부모들의 꾸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케이 송 USC 부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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