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긴급회견 “거부권 행사” 강경 선언
‘행정부에 일격’ 펠로시 의장 정치적 승리
연방하원이 2008년 9월 이전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전비법안을 23일 218대 212로 통과시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강경한 어조로 하원 법안을 “정치적 연극 행위”라고 일축하고 “이 법안이 책상위로 올라오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이 법안이 법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군인 가족들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4월15일까지 전비법안이 입법화되지 않으면 군인들과 가족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직면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입법 가능성이 없는 군비법안을 통과시켜 책무를 저버리고 군인들에게 필요한 물자 지원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전날 5월15일까지 전비가 지출되지 못하면 이라크에 교대 병력 배치가 지연되고 주둔중인 병력들의 근무가 연장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하원의 철군조건 전비법안 통과는 백악관의 주장대로 실현 가능성이 적으나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략에 대한 연방의회의 첫 도전으로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자칫 이라크 파견 군인들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까 민주당내에도 반대가 적지 않았던 현실에 비춰볼 때 이 법안을 주도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는 정치적인 승리를 안겨준 것으로 해석된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민은 대통령의 전쟁 수행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며 이 법안이 “전쟁을 종결하기 위한 거대한 발걸음”이라고 주장했다.
하원은 이날 연설이 여러 차례 열띤 박수갈채로 지연되고 방청석에서 찬반을 외치는 소리가 울리는 등 감정이 격앙된 분위기였다. 로이 블런트 의원(공화-미주리)은 법안에 “패배주의가 팽배하다”고 비난했고 패트릭 맥헨리 의원은 (공화-노스캐롤라이나) 민주당이 법안 지지를 얻기 위해 전쟁과 관련 없는 2,500만달러 규모의 농어업 보조예산을 포함시킨 것을 “위선의 극치”로 공격했다. 한편 램 임마뉴엘 의원(민주-일리노이)은 민주당이 전쟁을 세세하게 관리하려 한다는 비난에 공화당 의석을 향해 가리키며 “당신들은 지난 4년동안 무턱대고 도장만 찍어댔다”고 외쳤다.
한편 상원에서도 세출위원회가 22일 내년 3월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는 전비법안을 구두 투표로 통과켰다. 그러나 지난주 비슷한 법안이 48대 50으로 부결된 바 있어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망된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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