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프랑스필 오케스트라 환상적 지휘
21세기 최고의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로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반열에 오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오케스트라(RFPO)’가 시카고를 찾았다.
21일 시카고 심포니 센터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오케스트라는 프랑스의 대표 작곡가들인 라벨의 ‘어미 거위’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14번’을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연주했다. 인상파의 색채감을 떠올리게 하는 매혹적인 작품 ‘어미 거위’는 정명훈과 RFPO를 통해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 파생된 환상의 세계를 그렸다. 청중에게 선명한 색의 대비를 떠올리게 했던 라벨에 이어 베를리오즈의 5악장으로 구성된 ‘환상교향곡’은 그 어느 작곡가의 관현악 작품보다 훨씬 대담하게 개인적인 감성을 그려낸 것으로 음악 외적으로는 베를리오즈가 겪기도 했던 사랑의 편린들이 담겨 있기도 하다.
휴식 시간을 포함 2시간이 넘게 진행된 연주회가 끝나자 전 관객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며 3번의 커튼콜을 보냈고 정명훈 역시 함께 수고한 RFPO 단원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표하며 이에 화답했다. 정씨와 141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청중의 열띤 앙콜 요청에 라벨의 ‘왈츠’로 응답하기도 했다.
이날 연주회의 관객들은 지휘자 정명훈의 호연에 감탄하며 감동적인 연주였다는 찬사를 연발했다. 아버지와 함께 온 한인 크리스 리씨(35)는 옆에서 지켜본 결과 오히려 한인들은 별로 없었지만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다며 세계적인 한인 마에스트로가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친구의 추천으로 콘서트를 찾았다는 브라이언 헤어씨는 음대 다니는 친구가 가볼만한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해서 왔다며 예전엔 정명훈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한 한인들은 세계적 거장과 같은 뿌리를 가졌다는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RFPO 오케스트라의 창단 30주년 기념 세계 순회 콘서트의 일환인 이번 콘서트는 미국 독일 한국 일본 중국으로 이어진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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