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에서 자라는 한인 2세들은 학교에서 한국에 대해서 얼마나 배울까?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역사와 문화가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K-12 과정 동안 한국에 대해 거의 배우지 않다가 고학년에 올라 냉전시대를 배우면서 한국전쟁에 대해 듣는 것이 고작이다.
2세들은 한국의 전통, 언어, 문화를 주말 한글학교나 교회 주일학교에서 주로 접한다. 과연 이대로도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35년 동안 미국사와 그 가족사를 가르치면서 한국 학생들이 다른 소수계 학생들에 비해 자신의 조상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렇다면 공사립학교 교사들은 학교와 가정을 이어줄 수 있을 만큼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서는 다소 아는 바가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한국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인 2세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이에 대응할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어 걱정이 크다.
운이 좋게도 한국을 세 차례나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여행을 통해 한국이 단일민족 사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92년 LA 폭동 이후 여러 한인 커뮤니티가 다양한 소수계 단체들과 상호 이해 및 협력을 다지기 위해서 주목할 만한 시도들을 해오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LA 타임스에서 LA에 있는 유대인과 한인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서울에서 출간된 인종차별적인 만화책을 반박하는 모임을 조직했다는 기사를 접하였다. 이런 모임은 바로 여기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이 지역의 다양한 인종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오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만약 이곳 교사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좋은 자료들을 접할 수 있다면 당연히 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치게 될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자라나는 한인 2세들도 자신의 전통에 대해 더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고 한국과 미국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이에 뜻을 품고 작가 이혜리(‘할머니가 있는 풍경’의 저자)와 나는 LA 한국문화원에서 교사들에게 한국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004년 이래 교사와 교육 행정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여섯 차례 열었다. 여름방학중 5일간 진행되는 세미나에는 매번 60여 공사립 초중고등학교 교사, 행정담당자, 교과 담당자들이 참여하는데, 한국과 한인들에 대해 배우는 훌륭한 기회이다.
존 던컨 (UCLA 한국학연구소 소장), 신기욱(스탠포드대 한국학 프로그램 디렉터) 씨등 학계에서 활동하는 뛰어난 학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주었다.
이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20개 교육구 100여개 학교의 교육자들이 참석했다. 보통 중고등학교 교사 한 명이 150여명의 학생들을 맡고 있으며 초등학교 교사 한 명이 30여명의 학생들을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약 2만4,000여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한국교육의 혜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주 후원자는 LA한국문화원이다. 선구자 라이온스클럽과 코리아타운 로터리클럽도 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도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여 이혜리씨와 나는 ‘Korea Academy for Educators’라는 비영리 단체(www. Korea Academy.org)를 조직했다. 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인사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인 사회의 지원과 관심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메리 코너> ‘교육자를 위한 한국 아카데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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