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벌리힐스 교육구“헌법 위반”항의 무시
미 인권연맹 편지받고 뒤늦게 입학 허용
베벌리힐스 통합교육구(BHUSD) 내 공립학교들이 체류 신분을 이유로 한인 학생들의 입학을 거부했다가 민권단체들의 항의를 받고 뒤늦게 이를 번복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베벌리힐스 교육구는 학생 입학시 체류신분에 따른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명문화 해놓고 있음에도 산하 공립학교들이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체류신분 미비 학생들에 대한 입학 불허 관행을 운영해 왔으며 교육구도 이를 묵인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민권자유연맹(ACLU) 등에 따르면 LA교육구내 공립학교에 재학하다 지난 2월 베벌리힐스로 이사한 한인 김영희(가명·10학년), 김영지(가명·7학년) 자매가 거주지 학교인 베벌리 비스타 중학교와 베벌리 고등학교측으로부터 체류신분 미비를 이유로 입학을 거부당했다.
ACLU에 따르면 베벌리 비스타 중학교 입학담당관은 김영지양에게 출생일자를 확인하겠다며 여권을 요구한 후 유효한 비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입학을 거부했다. 이 담당관은 “지난 6년 동안 단 한 번도 불법체류자에게 입학을 허용한 적이 없다”며 “체류신분 미비자에게는 입학을 불허하는 불문율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영희양이 입학하려했던 베벌리 고등학교는 당초 김양의 입학을 허용했다가 후에 베벌리 비스타 중학교측에서 김양의 체류신분에 대한 통보를 받은 뒤 김양의 입학을 취소했다고 한다.
김양가족은 체류신분을 이유로 입학을 불허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공교육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고 교육구의 입학 정책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베벌리힐스 교육구와 학교측에 입학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두 학생의 사연을 알게 된 ACLU측이 이번주 베벌리힐스 교육구에 체류신분을 이유로 입학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즉각 입학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발송하자 교육구측은 20일 오전 두 학생들에게 입학을 허용하겠다고 연락해 왔다는 것.
지난 한 달 동안 김양 가족의 항의에도 꿈쩍 않던 교육구와 학교측이 소위 ‘힘 있는’ 민권단체의 서한을 받고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ACLU와 함께 두 학생의 입학 거부에 항의했던 민족학교측은 “교육구와 공립학교들이 공식적 정책과는 달리 비공식적으로는 체류신분을 따지는 규정을 운영해 왔다는 게 놀랍다”며 “일부 교육구와 공립학교의 잘못된 관행이 고쳐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