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한국에 있는 부모 유골 미국 이장 붐>
성묘 어려워 한인들이 모셔와
고비용 불구 대행업체 성업
한국 형제들과‘이장 갈등’도
토랜스에 사는 한인 조모씨는 10년 전 부친이 별세했을 때 부친의 유언에 따라 유해를 한국 고향의 선산에 안장했다. 그런데 조씨는 얼마 전 한국에 나가 부친의 유골을 화장한 뒤 LA 인근의 공원묘지로 이장했다. 조씨는 “아버지 산소가 한국에 있다 보니 성묘를 자주 못하고 명절 때마다 찾아가지도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어렵지만 이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같이 한국에 모셨던 부모의 묘를 정리하고 유골을 화장해 미국으로 다시 이장해 오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이민 1세들의 경우 한국의 고향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들의 뜻에 따라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후손들이 묘지를 쉽게 찾지 못하는 어려움에 다시 미국으로 모셔 오는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는 것.
그린힐스 공원묘지의 이상학 카운슬러는 “한국의 선산이 개발돼 어쩔 수 없이 부모의 유골을 미국으로 이장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마다 성묘를 가기도 번거롭고 한국의 묘지를 관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미국으로 이장을 결정하는 한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의 이장은 비용이 만만찮게 드는 편이다. 로즈힐스 공원묘지의 제니 정 카운슬러는 “유족들이 한국에서 유골을 화장을 한 뒤 화장 증명서를 받고 이를 영문으로 번역해 공증을 받아 비행기에 핸드캐리로 가져올 수 있고 이장하는데 묘지 분양가를 제외하고도 1,800달러 정도”라고 말했다.
이장을 하려는 한인들이 늘면서 유족들이 한국에 가지 않고도 한국의 유골을 미국으로 가져오는 전 과정을 대행해 주는 이장대행 업소들도 성업 중이다. 정 카운슬러는 “한국에서 가져온 유골은 묘지에 이장하거나 납골당에 안치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한인들은 묘지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장을 두고 미국과 한국의 형제들이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다. 장손인 안모씨는 부모님의 유골을 이장하기 위해 LA 인근에 묘지를 구입하고 이장을 추진하다가 한국의 동생들이 완강하게 반대해 이장을 포기했다. 안씨는 빈 산소지만 묘비를 세우고 실제 산소처럼 꾸며 명절이나 부모님의 기일마다 묘지를 방문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상학 카운슬러는 “후손들이 살아갈 미국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한인들이 늘어나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연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