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실시된 예비 선거 직후 여유를 찾은 캠페인 매니저인 김준일씨가 “뜬 눈으로 밤을 샜다”며 선거 당일의 긴장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당선 원한다면 나에게로 오라”
의뢰 후보 당선위해 현장 누벼
지난 대선때 100만명 만나기도
밸리서 LA교육위원 선거 지원
미 전역에서 선거 캠페인 매니저로 활동하는 한인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6명 남짓한 한인 선거 캠페인 매니저 숫자는 열악한 한인 정치력의 현실을 반영해 준다.
이 같은 척박한 현실 속에서 정치의 현장을 누비며 고군분투하는 정치 컨설팅 회사인 ‘번사이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캠페인 매니저인 김준일(29)씨는 그래서 더욱 빛이 난다.
지난 6일 열린 LA 통합교육구 3지구의 현 교육위원인 존 로리츤 위원의 캠페인 매니저로 밸리 지역을 누빈 김씨는 “선거 당일 하루 종일 뜬 눈으로 24시간을 보낸 것 같다”며 손과 발, 입이 바쁜 캠페인 매니저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면서도 “그래도 이쪽에 재주가 많다는 것 같다는 어떤 이의 말처럼 일이 너무 재미있다”며 선거판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작은 할아버지가 국회 부의장을 지내기도 했던 정치인의 핏줄을 타고난 김씨는 “미 전역에서 한인 선거 캠페인 매니저는 6명으로 손에 꼽힐 정도로 극소수”라면서 “아마도 하루 종일 밖에서 살고, 이동거리가 긴 힘든 직업이라 한인 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자식들에게 권하지 않은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0년도 메릴랜드대를 졸업 후 선거판에 뛰어 든 김씨는 앨 고어와 부시, 존 케리와 부시의 대선을 몸으로 치러냈다. 김씨는 2004년 당시 뉴멕시코 지역에서 캠페인을 담당한 경험을 떠올리며 “아마 만난 사람만 해도 족히 100만명은 될 것”이라며 “26세 젊은이가 나이 많은 분들을 상대하며 설득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선거 캠페인 매니저는 보통 공화당과 민주당의 이념적 성향보다는 돈을 좇아 정치인들의 승리를 돕는 용병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김씨는 “내가 속해 있는 회사는 민주당의 캠페인만을 전담한다”며 “나 스스로도 민주당원”이라며 강한 정치적 신념을 내비쳤다.
김씨는 LA 통합교육구 3지구 선거를 치르며 한인들이 상당수 지역 내 거주하지만 대거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하며 “한인의 정치력 수준을 볼 때 LA 시의원 도전은 먼 일”이라며 “경제력이 되는 만큼 훌륭한 후보를 길러내고 교육시키는 일에 한인들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음에도 능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김씨는 “한국 사람이면 한국말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에요?”라고 반문하며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 주류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동년배들이 많아 나와야 한인 사회의 정치적 장래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미연합회 워싱턴 지부의 인턴 출신이기도 한 김씨는 9일 USC의 한인 리더 양성 프로그램인 넷켈 프로그램의 일원으로 한국 방문길에 올랐다. 김씨는 “한국과 미국의 정치 문화가 다르지만 한국의 정치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흐르는 정치인의 끼를 감추지 않았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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