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성업… 숨고 도망가고 실제 상황 연출
로자 에스트라다(34)가 어둠 속에서 진흙으로 덮인 강변을 종종걸음 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속삭였다 “이민국원이 온다!”
에스트라다와 8명의 가족을 포함한 약 20명의 멕시칸 일행은 바로 몸을 땅에 대고 덤불 뒤에 숨었지만 너무 늦었다. 청색과 적색 등불이 머리 위로 맴돌았고 영어로 “국경 수비대다!”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암흑 속으로 울러 퍼졌다.
이곳이 미국이었다면 에스트라다는 체포됐을 테지만 사실은 미국 국경에서 남쪽으로 700마일 떨어진 에코알베르토 공원이다. 18달러의 입장료를 주면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경험을 멕시코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2년반 전에 문을 연 이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약 3,000명의 멕시코 사람들이 다녀온 에코알베르토 공원은 특히 밀입국을 위한 훈련장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5시간에 걸친 야밤의 ‘라이드’는 물론 실제 상황처럼 위험하지는 않지만 식은 죽 먹기도 아니다. 공원 방문객들은 ‘국경수비대’를 피해 터널을 통해 뛰어야 하고 먼지투성이 땅 위에 20분 동안 꼼짝없이 머무르기도 한다.
이 공원은 마을 커뮤니티가 세운 것으로 인근 마을 엘 알베르토의 경우, 주민 절반이 미국으로 떠나 사라질 위기에 있다. 엘 알베르토의 시장 버나디노 마틴은 공원이 일자리와 수입을 가져온다며 마을이 번성해지면 주민들이 미국으로 떠나야 할 이유가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공원을 방문한 회계사 알프레도 트레호(31)는 모든 방문객들이 밀입국 요령을 배우러 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친구가 재미있다고 추천해서 찾아왔다는 그는 스릴 만점이라고 평가했다.
일부에선 공원 경험이 밀입국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이를 재고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공원을 3번이나 방문했다는 에스트라다는 공원 체험이 밀입국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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