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 알리기 등 학교 행사 주도
명절되면 세배 시범 등 한국식 예절도 가르쳐
학교측 “한인 학부모회 빠지면 행사 진행 안돼”
LA통합교육구 내에서도 ‘다문화 열린교육’의 대표학교라는 평가를 받는 커뮤니티메그넷스쿨(Community Magnet School)에서 런치박스 메뉴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한인학생들이 싸오는 김치와 김이다.
LA의 대표적인 부촌인 벨-에어(Bel-Air) 언덕의 호화로운 주택가 언덕길 중턱에 자리 잡은 커뮤니티메그넷스쿨은 전체학생의 20%가 한인학생들이다.
<부촌 벨-에어 언덕에 자리 잡은 커뮤니티메그넷스쿨. 전체학생의 20%가 한인학생들이다>
다문화 학교답게 커뮤니티메그넷스쿨에는 50여개의 서로 다른 문화배경을 갖은 킨더가든에서 5학년 사이의 440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이 가운데 한인학생은 90여명이다.
한인 학부모회(회장 김병금)는 20여명의 회원들이 매월 정기 모임을 갖고 학교의 모든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한인 학부모회가 빠지면 학교행사가 진행이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병금 회장은 “학교가 다인종·다문화이다 보니 한인 학부모회뿐만 아니라 라티노 학부모와 흑인 학부모회 등이 함께 활동하는 다문화클럽이 구성돼 있고 학부모회들 사이에서 행사를 더 잘하려는 선의의 경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김종란 부회장은 “학교 교육철학의 하나가 ‘창의적인 세계시민 육성’이다보니 행사를 준비할 때도 다문화 학교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며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도 학교의 일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인 학부모회가 열성적인 활동을 하는 데는 한인 샌디 두 교감의 든든한 후원이 큰 몫을 한다. 두 교감은 “지난 70년대 흑인과 유태계 학부모들이 모여 LA의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교육에 반영할 수 있는 배움터를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된 학교이기 때문에 현재도 다문화 교육 취지가 그대로 살아있다”고 밝혔다.
한인 학부모회의 행사도 다문화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 회장인 박영희 학부모는 “한국의 고유 명절 때마다 하는 행사도 타인종 학생들이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국 먹거리에 대해 한인 학부모들이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한인 학생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초대해 세배를 들이는 모습을 시연하는 등 한국의 예절과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두 교감은 “한인 학부모회가 행사 때마다 문화체험을 중심에 두기 때문에 한국문화가 자연스럽게 배어나고 그렇게 배워지는 한국문화는 타인종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달에 한번 한인 학부모회
담당교사가 관심 사안 설명
<한인 학부모회는 매월 정기 모임을 갖고 학교의 모든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한인 학부모회 모임에서는 한인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는 교육 사안에 대해 담당 선생님이 직접 참석해 강연하는 세미나가 마련된다.
김병금 회장은 “모임 때마다 교육구에서 한인 통역관이 파견돼 한국어로 통역을 해주고 한국어와 영어로 된 안내문 그리고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한인 학부모들 사이에는 학부모회 모임에 빠지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라고 말했다.
한인 학부모회 회장단이 LA 통합교육구의 전체 학부모 회의에 참석해 전염병 예방이나 교과서 선택 문제 등 교육구의 전달 사항을 듣고 한인 학부모들에게 자세히 알려주는 것도 학무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전 회장 박영희 학부모는 “지난해에는 행사를 마치고 몸이 아픈 적이 있었던 적도 있었다”며 “행사 때 만났던 타인종 아이들이 한인 학부모들을 알아보고 인사를 할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김종란 부회장은 “학교에는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한인 학부모들 사이에도 영어권 학부모와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된 학부모 등 다양한 배경이 있어 모두 다 자신의 능력과 시간에 맞게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인 학부모회는 2월 22일 설날 축제에 이어 오는 5월에 학교기금 마련하기 위한 기금모금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바쁘기 활동하고 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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