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학점을 유지하면서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을 꿈꾸고 있는 앤드류 정(16)군.
서류미비 부모 추방된지 2년…
오하이오 톨리도 앤드류 정군
교장집서 기거 명문대 꿈키워
“가장 아름답고 달콤해야 할 밸런타인스 데이에 찾아온 비극이었지만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갑자기 추방되는 청천벽력 같은 상황 속에서도 학교 학생회장까지 하면서 꿋꿋하게 미국생활을 혼자서 하고 있는 한인 학생의 스토리가 주류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학생비자로 미국에 온 부모가 비자 만기 등의 서류미비로 갑자기 한국으로 추방됐지만 좌절하지 않고 4.0학점을 유지하면서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을 꿈꾸고 있는 앤드류 정(16·사진)군.
정군의 아버지 정대화씨는 부인 정영미씨와 함께 지난 1984년 학생비자(I20)로 도미했다. 오하이주의 톨리도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정공했던 정씨는 1994년 졸업과 함께 전공을 영어로 바꿔 학생비자를 다시 신청했지만 대학측은 I20 발급을 거절했다.
그 후 정씨는 톨리도 한 일식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하면서 이민국으로부터 노동허가증을 받아냈고, 노동허가증 취득과 함께 미국 체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1990년 태어난 앤드류군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미며 생활해 왔다.
정씨의 집에 이민국 직원이 들이닥친 날은 지난 2005년 밸런타인스 데이(2월14일). 정영미씨는 불법체류 혐의로 바로 그 날 체포되어 교도소에 수감됐다. 정대화씨는 가족의 생계를 유지해야 된다는 이유로 수감은 모면했지만 영미씨가 6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하면서 급도로 건강이 악화되자 정씨 부부는 자진해서 추방을 결정하고 한국으로 떠났다. 현재 오하이오 신시내티의 연방 항소법원이 정씨 부부 추방 케이스를 재검토하고 있지만 정씨가 조만간 미국에 돌아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홀로 남게 된 정군은 현재 재학 중인 에마뉴엘 크리스천 고등학교 로버트 플램 교장의 집에서 기거하고 있다. 정군과 절친한 학급 동료의 부모인 레너드 제섭이 정군의 법적 보호자로 정군을 돌보고 있다.
매일 인터넷을 통해 부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정군은 “지난 2년간은 우리 가족에게 정말로 어려운 기간이었다. 매일 부모님이 보고 싶지만 주변의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아버지가 아이비리그 대학이나 미시간대학 진학을 원하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정군은 이민법 개혁의 대변인으로 둔갑했다.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에 참가해 가족의 스토리를 알리면서 이민법 개혁을 촉구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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