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년전만 해도 즈앙 이인(Zhang Yin)과 남편은 폐지를 수집하기 위해 중고 다지 미니밴을 타고 미 전국의 쓰레기 하치장을 돌아다녔다. 그녀와 치과의사 출신인 남편이 미국 등지로부터 폐지를 모아 중국으로 반입하는 회사를 차린 것은 지난 1990년대. 홍콩에 살 때 중국에 항상 종이가 달리는 것을 보고 3,800달러로 차렸던 종이 무역상이 인연이 됐다. 당시 한 사업가가 한 말을 그녀는 지금도 기억한다.
<자수성가한 여성중 세계 제일의 부자인 구룡제지 회장 즈앙 이인. 49세로 아담한 체구의 이 여인은 사업을 거세게 펼친다. 불과 수년만에 과감한 투자로 구룡제지를 세계 굴지의 제지업체로 키워냈다>
세계 굴지의 제지업체로 부상한 중국 구룡제지
LA거점으로 미국 폐지 모아 “중국으로, 중국으로”
무한정 포장박스 수요 덕에 수년 만에 거대 기업
폐지란 산림과 같다. 종이는 여러 세대에 걸쳐서 리사이클된다고 그 사람은 말했어요”
그 말을 간직하고 은행으로 찾아갔다. 대단한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한 결과 지금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중 한명이 됐다. 오프라 윈프리, 마사 스튜어트, 이베이 사장 메그 화이트먼 만큼이나 재산이 많다. 개인 재산이 15억달러 이상이고 가족 재산을 합치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자그마한 체구에 온화한 미소를 띠는 49세의 여인 즈앙이 펼치는 사업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폐지 더미를 사서 배에 싣고 중국에 가져와 재활용해서 포장용 카드보드를 생산하는데 중국에서 실어나가는 장난감, 전자제품, 가구 등 엄청난 물량을 감안하면 포장용 카드보드를 얼마나 많이 생산해 내야 할지 짐작이 간다. 아무리 생산해 내도 여전히 공급이 달린다. 즈앙의 회사가 초고속 성장을 질주하는 것은 당연.
지난해 포브스지는 즈앙을 중국내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올렸다. 아마 자수성가한 여성으로서는 세계에서도 1위일 것이다. 베네똥을 설립한 줄리아나 베네똥, 스페인 의류업체인 자라의 공동설립자 로잘리아 메라 등 몇몇을 빼고는 여성 부호중 대부분은 상속에 의한 부자다. 월마트의 월턴가 여성들, 마스 캔디, BMW의 여성들이 모두 그렇다.
즈앙은 보통사람들과 다름없는 수수한 배경에서 출발했다. 아버지는 평범한 군인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전세계 종이 사업을 장악할 기세다. 홍콩에서 바로 벗어난 동관에 위치한 거대한 공장과 LA 소재 회사는 머지않아 세계 제일이 될 전망이다.
즈앙의 회사를 홍콩에서 상장하는데 조력했던 BNP 파리버스의 분석가 허만 우는 즈앙은 “원대한 비전을 가진 사업가”라고 말한다. “회사를 건설하기 위해 처음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도 조금도 염려치 않았다”고 회상한다.
즈앙의 ‘구룡제지’(Nine Dragons Paper)는 지금 중국 최대의 제지업체가 됐다. 지난해 3월 메릴린치를 통해 상장해 5억달러를 조성했는데 그 때 이후 주가는 4배나 뛰어 현재 시장가치 50억달러 이상에 이른다.
즈앙이 LA 에 본부를 둔 좀 작은 회사인‘아메리카 청 남’사는 세계서 가장 큰 종이 무역 회사중 하나로 뉴욕과 시카고, 캘리포니아에 폐지 야적장을 갖고 있다. 어떤 미국회사도 더 많은 종이를 중국으로 실어 보내지 못한다.
세계 제지산업은 인건비와 지가가 저렴한 중국으로 이전하는 추세. 즈앙은 구룡제지가 세계의 글로벌 제지산업 자이언트들인 인터내셔널 페이퍼와 웨이어호이저, 서머핏 스톤 등을 딛고 세계 제일이 될 것임을 선포했다.
“앞으로 3년내지 5년안에 구룡제지를 컨테이너보드 생산 세계 제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가 폐지 재활용 사업에 뛰어든 것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이로 인한 카드보드 수요가 무한하고, 중국서 생산되는 종이의 품질이 나빠 폐지 수입 재활용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 중국내 제품은 풀이나 대나무, 볏단으로도 만들기도 했고, 미국이나 유럽에서 들여온 폐지에서는 나무 펄프를 추출할 수 있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카드보드 수요에 따라 지난 1995년 ‘아메리카 청 남’은 재빨리 미국 폐지 야적장들과 계약을 맺고 중국으로 폐지를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수요가 워낙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회사도 고성장을 질주했다. 10년 사이 구룡제지는 거대한 제지기계를 11대 갖춘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종업원 5,300명, 연매출도 10억달러에 이른다. 현재 더 큰 공장을 상하이 인근 양자강 델타지역에 건설 중이다. 지난해 이익도 349%나 급증, 1억7,500만달러를 기록했다.
BNP 분석가 우는 구룡제지가 제지업계의 리더로 부상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본다. ”미국회사들이 이젠 이 비즈니스에 들어오는 것은 아주 어려울 것이다. 5~6년 전에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그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지금 세계 최대 기업은 스머핏 스톤, 2위는 웨이어호이저다. 2008년이면 구룡이 넘버 1일 것이다”
증권가의 분석가들도 즈앙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포브스 랭킹에서 지난해 중국내 갑부 서열 107위에서 올해는 기업공개로 인해 5위로 수직 점프했다.
그녀에게 야심은 하나 더 있다. 종종 ‘쓰레기의 여왕’으로 불리는데 앞으로는 사람들이 ‘컨테이너 보드의 여왕’으로 부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뉴욕타임스 특약-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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