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해년 돼지의 해다. 돼지의 해 중에서도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한다. 황금돼지의 해? 처음 듣는 이야기다. 민속학자들에 따르면 황금돼지의 해란 말은 일부 기업들이 판촉향상을 위해 만들어낸 유행어지 고전 문헌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출처불명의 단어라고 한다. 이와 똑같은 이치로 백말 띠가 팔자 세다는 소리도 아무 근거 없이 지어낸 말로 학자들은 취급한다.
그러나 돼지의 해 자체만으로도 좋은 해에 속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될 수 있는 대로 올해에 출산하기를 원하고 약혼한 젊은이들은 웬만하면 1월에 결혼식을 올려 아이를 낳으려고 한다. 돼지의 해를 좋은 해로 생각하는 민족은 중국인과 한국인, 일본인이다.
유대인과 아랍인들은 돼지를 싫어한다. 특히 이슬람의 꾸란(코란)에서는 돼지고기와 죽은 고기, 피를 ‘하람’이라 하여 못 먹는 음식으로 못 박아 놓았기 때문에 무슬림들은 돼지라면 질색이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새끼돼지, 이 가운데서도 어미 뱃속에 있는 태아돼지로 만든 요리를 최고의 요리로 쳐준다. 중국인들이 세계에서 돼지고기를 좋아하고 돼지로 만든 음식 종류가 가장 많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돼지의 해에 사업을 벌이면 복 받고 사업이 번창한다는 TV 광고 선전문도 근거가 없는 소리다. 오복은 중국의 서경에 언급되어 있는데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을 의미하며 띠를 잘 타고나야 복 받는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흔히 건강한 치아를 갖는 것도 오복에 속한다는 말을 하는데 그것도 잘못된 해석이다.
오복의 ‘수’는 말 그대로 장수를 의미하는 것이고, ‘부’는 재물을 뜻한다. ‘강녕’은 건강하고 편안함을, ‘유호덕’은 덕을 좋아하고 닦음을 말한다. 그리고 ‘고종명’은 천수를 다 누리고 제명에 죽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돼지꿈을 꾸면 길조로 여기는데 어떤 돼지꿈을 꾸었느냐가 중요하다. 돼지를 사거나 멧돼지를 잡는 꿈은 돈이 들어오거나 시험에 합격하는 등 길몽으로 해석되지만 우리 밖에 있는 돼지를 잡지 못하거나 죽은 돼지를 가지고 오는 꿈은 재산이 줄거나 집안에 화근이 생기는 징조로 해석되기도 한다.
돼지띠에 태어난 사람들은 남에게 귀여움 받는다고 한다. 왜 그럴까
일반적으로 돼지띠는 친절하고 동정이 많으며 의지가 굳고 근면해 화가나 문인, 음악가, 도예가 등 예술방면에 진출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돼지띠 성격의 최대 장점은 말이 별로 없고 남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일 줄 아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외향적이고 뛰어난 언변가의 소질이 있으며 독선적인 용띠와 대조를 이룬다. 돼지띠가 타인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성격이라는 것은 중국 민속사전에도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인간은 말을 함으로써 동물과 다르다. 그러나 말을 잘못하면 동물보다 못한 사람으로 대접 받는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말로써 환심을 사기보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호감을 사는 편이 훨씬 실행하기 쉽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되라. 이것이 돼지해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또 다른 메시지다.
<이 철> 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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