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어스도 해저의 자료를 수집한다.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멕시코만 해저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유전의 규모가 약 400억배럴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멀리…더 깊이…
루이지애나 해안 130마일 바다에 탐사선 진출
17초마다 해저에 공기총 발사‘진동파’기록
5,000 피트에서 1만 피트 심해까지 두루 조사
모래·소금·암반 등 해저지층 5마일까지 뚫어
밤에 뉴욕 시 상공 3만 피트에서 비행하면서
커피 캔을 야구장 투수마운드에 맞추기 흡사
루이지애나 해안에서 130마일 떨어진 지점의 멕시코 만에는 작은 배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17초마다 일단의 소형 선박들이 해저를 향해 강력한 공기총을 발사한다. 바다 밑 깊숙한 곳에 있는 유전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넵튠과 다른 소형선박들은 3개월째 유전발견 임무를 띠고 땀을 흘리고 있다. 바다 속으로 쏜 총에서 전해오는 진동을 분석한 결과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다. 미국 유전으로는 해안에서 가장 먼 이 곳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될 가능성에 들떠 있다.
원유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소비는 늘고, 국제정세까지 신통치 않자 미국 석유회사들은 보다 멀리 나가 보다 깊은 곳에 있는 유전개발에 여념이 없다. 바다 속 1만 피트까지 내려가 모래, 소금, 바위 등으로 딱딱한 지형을 5마일 정도 파고들어가 원유매장 여부를 확인하는 고난도의 작업을 한다. 물론 기계장비로 하는 일이지만 과학적으로 정밀하고 기계적으로 빈틈이 없어야 한다.
<유전 탐사선 웨스턴 넵튠이 뒤로 4마일까지 늘어져 있는 긴 줄을 끌고 있다. 이 줄은 센서로 해저의 자료를 기록한다>
셰브론의 부회장 폴 시겔은“겁 있는 사람은 감히 이런 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시겔은 넵튠의 유전탐사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유전탐사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어찌 보면 도박과도 같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뉴욕 시 상공 3만피트에서 커피깡통 만한 크기의 드릴을 땅으로 내려뜨린다. 목표지점은 양키스테디엄의 투수마운드이다. 정확히 목표지점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상상하기 어렵다. 게다가 낮에 하는 것도 아니고 깜깜한 밤에 목표지점을 겨냥한다. 해저는 칠흑과 같기 때문이다. 돈이라도 들지 않으면 고생이라도 참겠지만 비용도 엄청나다. 약 1억달러가 소요된다. 회사로서는 보통 위험부담이 큰 게 아니다.
또 다행히 유전을 찾았다고 해도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자동차에 넣는 개스로 만들 때까지 약 10년이 걸린다. 수십억달러가 더 든다. 아주 깊은 해저의 원유를 캐내는 것은 고도의 기술과 장비를 요한다. 그리고 과연 원유가 있다 해도 얼마나 매장돼 있는지 정확히 측량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일반 소비자들은 그저 석유가 넉넉히 공급되기만을 기대하지만 원유가 석유로 전환돼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기까지 얼마나 복잡하고 위험한 과정을 거치는 지 잘 모른다. 설상가상 석유회사들은 이미 풀가동 상태이다. 하지만 지질학자, 과학자, 탐사기술자들은 신기술 개발이 유전탐사를 돕고 있다고 전한다.
수퍼컴퓨터와 3차원 영상 개발이 그 중에 두드러진다. 이들 기술 개발로 과거엔 불가능했던 탐사가 가능하다. 10년 전 만해도 이 지역은 ‘죽은 바다’였다. 감히 유전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석유회사들은 보따리를 싸 러시아, 카스피 해 등 전망이 좋은 곳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기술개발과 근해 유전개발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석유회사들이 먼 바다에까지 발을 뻗치기 시작한 것이다.
멕시코 만에서는 미국 원유의 25%가 생산된다. 천연개스는 20%를 차지한다. 낙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해저 1,500피트 지점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원유는 약 400억배럴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인이 5년간 소비하는 양이다.
계획대로 원유를 캐낸다면 현재 멕시코 만에서의 하루 채굴량 150만배럴이 2012년에는 220만배럴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손치더라도 미국인의 소비량을 감안하면 ‘새발에 피’다. 하루 2,000만배럴을 쓰는 미국인들은 소비량의 3분의 2를 계속 수입해 와야 한다.
2001년 이래 5,000피트 이상 해저에서의 유전이 12개 발견됐다. 약 150억 배럴이 매장돼 있다.
가장 최근에는 석유회사 BP가 뉴올리언스 남쪽 250 마일 지점에서 해저 5마일을 파고 들어가 원유가 매장된 800 피트 모래층을 발견했다.
석유회사 로얄 더치 셸은 지난달 텍사스 해안 남쪽 200마일 지점에서 유전탐사에 착수했다. 아주 깊은 해저에 숨어 있는 유전을 찾는 일이다. 만일 성공하면 2010년께 하루 13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전엔 심해의 지층에 숨겨져 있는 유전은 경제성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셰브론이 성공적으로 유전개발을 마무리하면서 이러한 의심이 불식됐다. 6,500만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유전이라도 얼마든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뉴욕타임스특약-박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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