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히잡을 쓰고 속바지를 입은 요르단의 수하 엘조게이르 선수가 중국선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 <연합>
첫 선 보인 중동축구 여전사들
요르단 여자선수들 히잡 쓰고 필드 누벼
‘히잡 쓰고 헤딩을 한다면…’
중동의 남자축구는 아시아에서 정상을 다투지만 문화적 문제로 여자축구는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한 형편이다. 5일 도하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A조 경기가 열린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경기장에는 갓 걸음마를 뗀 요르단 여자축구대표팀이 막강 중국과 맞섰다. 여기서 눈길을 끈 것은 요르단 선수 3명이 머리에 히잡을 쓰고 나온 것. 골키퍼 미스다 라무니에(23)는 검은색, 수비수 루바 아다위(22)와 수하 엘조게이르(22)는 흰색 유니폼에 맞춰 하얀 히잡을 썼다. 맨살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유니폼 하의안에 속바지까지 입었다.
볼을 차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문제는 헤딩이었다. 중국선수들이 쉴새없이 크로스를 올리자 당황한 요르단 수비수들은 헤딩으로 걷어내려 했지만 히잡을 쓴 채로 볼을 머리에 맞춘다는 게 쉽지는 않아 보였다. 시야가 약간 가리는 데다 움직임도 원활하지 못했던 것.
중국은 요르단에 골 세례를 퍼부어 12-0 대승을 거뒀다. 검은 히잡의 골키퍼 라무니에는 온몸을 던져봤지만 열 두 차례나 골문을 열어줬다. 게다가 중국 공격수들과 부딪혀 몇 번이나 그라운드에 나뒹굴어야 했다. 수비수 엘조게이르는 볼을 걷어내다 자책골도 내줬다. 중국 선수들은 전반엔 8골이나 넣었지만 후반엔 네 골만 추가했다. 요르단도 후반엔 어느 정도 ‘맷집’이 생긴 듯 했다.
이사 알 투르크 요르단 감독은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여자축구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라고 말했다. 요르단은 아직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 이름이 오르지도 않았지만 머리에 히잡을 두른 어색한 모습에도 불구, 이번 대회 여자축구에 출전한 유일한 중동팀답게 남자선수들 못지 않게 볼을 향한 강한 집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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