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졸업 후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다들 엘리트 코스로 당연시 여긴다.
큰 대기업의 채용 비율이 그 해 졸업생들의 운명을 좌우한다. 물론 이곳 미국 사회도 마찬가지로 유명한 기업체 그리고 의대생들에겐 대규모 대학 병원, 바를 패스한 법조계 초년생들에겐 거대한 로펌에 합류하는 것이 꿈이다.
어느 곳에든 소속되어 그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 한인들만큼 사는 집에까지도 그 원칙을 적용하는 사회는 없다.
재미있게도 신혼부부 혹은 독신이 처음으로 집을 장만하는 경우 당연히 콘도로 시작한다. 타인종 중에는 아무리 혼자 사는 공간이라 해도 선호하는 공간이 때론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을 구입하는 일이 결코 신기하지 않다. 꽃도 잔뜩 심고 가든도 기계를 사서 혼자 가꾸면서까지 집을 꾸민다.
오래 전 옆집에 사는 혼자 사는 한 여성이 하도 집을 예쁘게 꾸미면서 사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인사할 때는 독신이라 했지만 애인이랑 사는가 보다, 아니면 손님이 자주 오나? 등등 관심 있게 살폈지만 1년 내내 철마다 분위기를 바꾸고 페인트칠도 잘도 했지만 늘 그렇게 혼자 잘 꾸미고 살았다.
그런데 바로 옆집인 우리 집은 참으로 무미건조 자체여서 드나들 때마다 샘이 많이 났었는데. 한 번은 집에 놀러온 친구가 잘 지은 콘도로 이사 가서 속 편히 살라고 했다.
요즘 한인분들 중에는 로컬 정부에서 주는 상도 많이 받고 뛰어나게 내 집을 잘 꾸미는 분들이 많아 자랑스럽다. 하지만 아직도 바쁘고 엄두가 나지 않아서 여의치 못한 분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안전한 주거를 찾는 우리네 선호와 맞아서인지 언제나 콘도는 인기다. 게다가 최신 디자인과 자재로 분양하는 새 콘도는 위치에 따라선 상한가이다.
갓 결혼한 부부는 물론 은퇴를 앞둔 노부부와 유학생 가족 등 선호하는 그룹이 의외로 다양한 편이다.
새로 분양하는 콘도 업무가 여러 개 진행중인데 좋은 층과 위치에 대한 경쟁이 한국 못지 않게 뜨겁다. 아무런 발언권이 없는 에스크로에 애교스런 사정과 협박이 오갈 때도 있어 곤혹스럽다. 업그레이드 관계로 개발업자인 셀러와 약간의 신경전이 있을 때가 있으나 단독주택만큼 가격에 바이어는 인색하지 않다.
단지가 크면 클수록 내부가 고급일수록 더욱 인기다. 모기지 이자에 가장 민감한 투자 또한 콘도이기도 하다.
많은 바이어들이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이므로 이자가 높을 경우 페이먼트에 부담을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다행이 요즘 침체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경기의 부양을 위해 이자를 의도적으로 조절하고 있어서 더욱 바이어들에게 고무적인 것이 사실이다.
외곽으로 빠져나갔던 많은 사람들이 극심한 교통 체증과 생활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서 다시 타운으로 돌아오는 일도 있지만 근교에 있는 콘도의 경우도 수요가 막강하기는 마찬가지다.
바쁜 이민생활에서 주택을 관리할 시간도 없고 안전한 공간은 필요하고 운동이나 수영장도 이용할 수 있고 잔디에 비싼 물값 안 들여도 되니 그래도 많은 이들이 콘도 예찬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주변이 삭막하고 개성이 없다고 의아해 하는 이들에게 할 말이 많은 콘도 족들이다.
진행되고 있는 콘도 프로젝트들 중에서 유닛이 가장 큰 콘도에 바이어들이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한국에서 갓 이민 온 가족이나 유학생 가족 그리고 사업상 주거가 필요한 많은 비즈니스 맨들에게 최신식 콘도는 의외로 붐이다. 더욱이 인기 층과 전망이 있다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느라 빌더와 실랑이가 벌어진다. 개발자인 셀러들이 인기 유닛을 확보하고 좋은 크레딧과 우선 순위에 따라 판매가 이루어지는 데 사뭇 비싸게도 느껴지는 소위 골든 유닛을 고집하며 사야하는 이유가 궁금하여 손님들에게 물어 보았다.
“아 당연히 편안하지요, 그룹으로 이웃이 있지 않습니까, 무슨 일 생기면 물어볼 곳도 많고 안심이라니까요”
(213)365-8081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