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펀드매니저가 관리하는 펀드가 나을까,
주식 시장 흐름대로 타고 가는 편이 이익일까?
주식 투자 전략은 기본적으로 두가지. 족집게 도사가 ‘뜰 놈’을 고르고 골라서 가르쳐 주는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과 개별주 선택에는 무관심하게 주식시장 전체가 가져다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그것이다. 똑똑한 전문가가 골랐기 때문에 전자가 이익이 클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고르고 골라봐야 전체 시장이 오른 것보다 못할 수도 있다. 손해를 크게 보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똑똑한 전문가가 선별을 해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고 전통적인 투자 교과서는 결론을 내린다.
비싼 수수료 내고 투자했지만 인덱스보다 못해
올해들어 시장 보다 나은 실적올린 펀드 겨우 28%
결론은 “시장을 이기려 했다면 승리를 기대 말라”
주식 시장과 함께 가는 방법 중 하나가 인덱스 투자. 시장 전체의 주식을 모두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시장전체 흐름을 반영하는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다. 스탠다드 푸어스 500을 비롯한 인덱스에 투자하는 펀드는 주식시장이 크게 떴던 1990년대 말 연 20% 이상의 이익을 안겨줘 인기가 아주 높았다. 그러나 그 이후 많은 투자자들은 이 투자 전략에서 등을 돌렸는데 지금 그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펀드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대기업형 펀드중 S&P 500 인덱스를 능가하는 이익을 가져다준 경우는 28.5%에 불과했다. 3분기 하나만 두고 볼 때는 더 나빠 적극적으로 관리되는 펀드 다섯 개중 하나만이 인덱스보다 나은 실적을 올렸다.
S&P의 뮤추얼펀드 전략가 로잔 페인은 “마켓 리더쉽이 변하는 기간중에는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펀드들이 시장을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3분기중 에는 그동안 시장 흐름과 같이해왔던 많은 주식들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 그동안 떴던 소형주들이 우량주에 밀렸고 에너지 주식들도 많이 가라앉았다.
변환기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펀드가 시장 평균에도 못 쫓아오는 것은 사실 다른 많은 기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불 마켓과 베어마켓 둘다 경험했던 때였다)을 돌아봐도 대형주 펀드중 S&P 500을 능가한 경우는 29.1% 밖에 안됐다. 똑똑하다는 매니저가 관리하는 펀드에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투자한 것치고는 기대에 훨씬 미달한다. 중형주 펀드는 S&P 중형주 400지수를 능가한 경우는 16.4%로 더욱 처진다. 소형주 펀드도 겨우 19.5%가 S&P 소형주 600 지수를 깼을 뿐이다. 장기간에 걸쳐서 봐도 고르지 않는 편이 고르고 골라서 투자하는 경우보다 나았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메릴 린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 리처드 번스타인은 가까운 장래에도 인덱스 펀드가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몇 분기동안은 기업들의 수익 성장 속도가 느려질 전망으로 이익 성장세가 둔화되는 기간에는 주식 시장을 리드하는 주식들이 좁혀지기 때문이라는 것. 오르는 주식이 일부이기 때문에 오를 주식을 골라야 한다는 생각에 더 압박을 받게 되지만 오를 주식 찾기란 더 힘들어진다. 지난 수년간은 불마켓이었기 때문에 주식 꼽기의 파라다이스 였다. 누구 꼽아도 대부분 올라 꼽기가 쉬웠지만 이젠 그렇지 못할 것이란 전망.
이럴 때 일수록 진정한 주식 선별 능력이 있는 귀재를 더 찾아야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시장 흐름에 맡긴다는 생각이 더 나을 수 있다. 인덱스 펀드를 창조한 존 보글. 30년전 리테일 주식 인덱스 펀드를 최초로 만들었던 그는 “결국은 인덱스가 낫다는 것을 근래의 시장이 입증해 준다”고 말한다.
“시장에는 붐이 왔다가 가기도 하고, 투자 스타일도 이것이 떴다가 저것이 뜬다. 그러나 변치 않는 것이 있다. 세금과 수수료다.”
시장 전체의 주식을 적은 비용으로 사서 장기간 보유하는 인덱스 펀드란 간단한 투자 방식이 주식 거래에 따르는 수수료와 양도소득세를 최소화하기에 결국에는 더 높은 투자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글은 “기업 이익 성장 속도가 느려져 주가 상승이 더뎌지는 시기일수록 적은 비용으로, 그리고 섹시하지는 않지만 솔솔한 이익을 차곡차곡 쌓아주는 인덱스가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뉴욕타임스 특약- 케빈 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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