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인터넷 스팸 메일이나 저녁 식사 시간에 걸려 오는 텔리마케터들의 전화보다는 정크 메일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미국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코네티컷에 사는 주부 진저 스티클의 우체통엔 매일 정크메일이 쌓인다. 어제만 해도 우편물 37통중에서 28통이 주문 피자, 가구 세일 등 정크였다. 그렇지만 스티클은 별로 괘념치 않는다. “저녁 먹을 때 걸려 오는 구매권유 전화보다는 우편으로 캐털로그를 받는 게 10배는 낫다”고 말하는 스티클은 우편물중에 가끔 유용한 것도 있다고 덧붙인다.
스팸 e메일·텔레마케터 전화 보다는
‘정크 우편’이 그래도 좀 낫지
한때 인터넷과 온라인 마케팅 때문에 디렉트 메일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강세였으나 디렉트 메일은 오히려 더 번창하고 있다. 연방우정청에 따르면 작년 한해동안 마케터들이 보낸 캐털로그, 크레딧 카드 신청용지, 쿠폰 등 디렉트 메일은 1,140억통이 넘어 5년전과 비교할 때 거의 15%나 증가했다. 그리고 작년에 사상 처음으로 디렉트 메일의 총량이 일반 우편물을 앞질렀다.
마케터들은 스팸이나 전화 권유보다는 정크 메일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광고업자들도 구식 우편 광고가 인터넷 구매와 온라인 제공과 맞물릴 때 특히 효과가 있음을 깨닫고 있다. 광고업자들은 우편 광고는 e 메일 광고처럼 스팸 필터에 걸리지 않으므로 딱 목표로 하는 고객들에게 보내 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며 좋아하고 있다. 그 점은 미국 사람들을 나날이 세분해 공략하는 기업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이 점점 더 디지털화하므로 만져서 알 수 있는 경험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데 그것을 제공하는데 종이만한 것도 없다”고 매칸 월드그룹 샌프란시스코의 이그제큐티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롭 배것은 말한다.
마케터들은 올해 596억달러를 디렉트 메일에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150억달러가 늘어난(그중 100억 달러는 물가상승을 감안한 것임) 것이고 바로 작년에 비해 40억달러 이상이 늘어난 것이라고 유니버설 매칸의 예측담당 디렉터 로버트 코언은 말한다. 올해 텔리비전 광고에는 700억달러, 인터넷 광고에는 120억달러, 마케팅 e 메일에는 15억달러가 뿌려지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텔리마케터들에게 전국적인 금지 명단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권유 전화를 못하게 한 조처의 덕도 보고 있지만 디렉트 메일은 거의 대부분이 그냥 버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뉴욕의 업계단체 디렉트 마케팅 협회에 따르면 판매나 고객의 반응으로 연결되는 우편 광고는 겨우 2.15%에 불과하다.
온라인 마케팅 득세 불구
‘디렉트 메일’ 오히려 번창
소비자 거부감 덜해 더 효과
그래도 광고업계 간부들은 그 숫자 놀음에 만족한다. 효과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의 고교 교사 앤드루 쉬본은 “돈을 절약해준다면 한번 들여다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버립니다. 그래도 받는 것은 괜찮아요. 인구통계에 의거해서 받을 사람을 선정해 보내는 것이니까 내가 어떤 그룹에 속하는지를 보기도 재미있지요”
디렉트 마케팅 협회 조사에 의하면 디렉트 메일에 가장 많은 돈을 들이는 것은 소매업자들이고 다음이 제조업체로 대부분은 업체들을 상대로 한다. 다음이 서비스 제공회사와 은행이다.
인터넷의 대두로 개인간 서신 왕래와 제반 청구서 발송및 지불 건수가 줄어 타격이 큰 우체국도 디렉트 메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디렉트 메일은 작년에 우체국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했을 정도로 5년전의 29%보다 증가했다. 우체국 관계자들도 광고들이 모두 온라인으로 옮겨갈까봐 걱정해 왔지만 2000년 이후 디렉트 메일은 더 많아지고 있다.
물론 비용은 e메일 광고가 디렉트 메일보다 훨씬 싸게 먹힌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올해 마케터들이 6,000억통의 정크 e 메일 메시지를 보내는데 15억달러를 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벌크 메일의 우송료는 지난 5년동안 31센트나 올랐지만 대량으로 우편물을 발송하는 이들은 요금을 할인받는다. 종이값도 올라 디렉트 마케터들은 우편물의 무게를 줄여 왔다. 그래서 광고업계 간부 일부는 아직도 궁극적으로는 e메일 쪽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간혹 우편 광고를 멋지게 만들면 다 나은 반응을 얻기도 하지만 그래도 웹보다는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이다.
마케터들이 보내는 e 메일은 스팸 필터에 걸러지며, 일단 소비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발송할 수 있는 반면 디렉트 메일은 초청을 받지 않고도 우체통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자신의 과거 구매 경력과 관계된 것이 많으니까 그다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디렉트 메일은 제작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들이기도 하다.
디렉터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우편 광고물을 받는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광고회사들은 소비자들이 서너군데서 똑같은 메시지를 보게 만들어 “뭔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들려 애쓴다.
디렉트메일이 이처럼 성장세를 보이면서 광고회사들도 바뀌고 있다. 과거 디렉트 메일이나 판촉물은 중요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 것으로 여겨 정식 광고 비용으로 계산하지도 않던 광고회사들이 이제는 디렉트 마케팅을 전반적인 광고 전략의 일부로 통합시키고 있는 것이다. 광고업계 간부들은 디렉트 메일 붐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특약 -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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