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 조작 60만달러어치 훔쳐내기도
지난해 미 전국
370억달러 피해
상품카드 위조도
인터넷과 각종 첨단장비로 무장한 좀도둑들 때문에 유통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범행수법이 첨단화, 조직화될수록 액수도 커지는 추세다.
26일 월스트릿저널이 보도한 플로리다대학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265달러였던 절도사건 1건당 유통업체 평균 피해액이 지난해에는 855달러로 3배 이상 늘어났다. 훔친 물건을 다른 곳에 되파는 등의 조직화된 절도행위의 건당 평균 피해액은 4만6,353달러에 달했다.
유통업계 전체 절도 피해액은 2003년의 310억달러에서 지난해에 370억달러로 늘어났다. 피해 증가율은 같은 기간 유통업계 매출 증가율의 2배를 웃돈다.
월스트릿저널에 따르면 ‘첨단 절도’의 유형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값싼 제품의 바코드를 인쇄해 비싼 제품에 붙인 뒤 버젓이 계산대를 통해 물건을 들고 나오는 바코드 갈아붙이기다. 이 수법으로 한 절도범은 지난해 11월 경찰에 체포될 때까지 타겟, 토이R어스 등 대형 소매점을 돌며 60만달러어치의 상품을 빼돌렸다. 이 방법을 쓰면 캐시어가 문제점을 발견해도 원래 가격과의 차액을 지불하거나 “안사겠다”고 말하면 그뿐이다. 바코드를 바꿔 붙였다는 증거가 없으니 마켓측이 가격표를 잘못 붙인 것이 되고 만다. 전문가들은 상품 제조업체들에 위조가 어렵도록 바코드의 크기를 다양하게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수법은 지난해에만 600억달러어치가 팔린 카드 형태의 상품권을 위조하는 것이다. 진열대에 걸린 상품권 번호를 적어 카드를 복제한 다음 전화로 상품권 번호를 제시하고 잔액을 조회, 해당 상품권이 사용됐는지 확인한 후 남은 잔고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형태다.
위조한 영수증을 내밀고 훔친 물건을 ‘반품’시킨 다음 상품권을 받아내는 방법도 쓰였다.
한 백악관 보좌관은 대형 마켓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대금을 치른 뒤 다음날 같은 마켓에서 전날과 동일한 상품들을 고른 다음 고객창구에 영수증을 제시하고 환불을 요구하는 지능적 수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절도범들의 주된 활동무대는 인터넷 상거래사이트다. 전국소매업연합회(NRF)는 지난해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e베이에서 팔린 상품권 가운데 70% 정도가 정당하지 못한 경로로 얻어진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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