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담배, 술, 삼겹살…
젊은데 벌써 ‘지방간’
<글 싣는 순서>
1. 30대 직장인의 하루
2. 40대 몸짱 만들기
3. 50대 건강 마지노선
대학 입학부터 유학 시절까지 올빼미 생활을 한 지 꼬박 10년. 3년차 직장인인 이모(33)씨에게 아침 자명종 소리는 아직까지도 저승사자의 울림으로 다가온다. 술과 야근에 지쳐 있던 이씨를 퍼뜩 깨운 것은 집으로 날아온 정기검진 결과. ‘그래도 건강에는 자신 있다’고 내심 믿고 있던 이씨는 지방간 판정을 받고 충격에 빠졌다. 이영직 내과에 따르면 30대 환자 5명 중 1명꼴로 지방간 또는 알콜성 간염을 앓고 있다. 한국의 한 병원에서는 건강검진센터를 찾은 남성의 46%가 지방간 판정을 받을 정도로 지방간은 나이를 불문하고 찾아오는 만병의 적신호다. 건강에 무심한 한인 남성의 대표주자 이씨의 24시간을 통해 무엇이 문제이고, 올바른 대처 방안은 무엇인지 찾아보자.
무분별 식습관 모르는 사이 건강해쳐
▲새벽 1시: “쏟아진다, 잠!”
눈이 피곤할 때까지 인터넷과 TV로 혹사시키다 이제야 잠든다. 큰일이다. 야행성 생활습관을 오래한 탓에 왠지 일찍 자면 시간이 아깝다는 강박관념을 떨쳐낼 수 없다.
▲오전 7시: “오늘이 토요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욕심은 많다. 새벽 6시30분으로 맞춰 놓은 셀폰의 첫 번째 알람소리를 일부러 무시하고 침대에서 뒤척이다 세 번째 알람이 되어서야 간신히 일어난다. 그래도 위안이라면 오전 7시를 넘기지는 않는다는 것. 물 한 잔 마신 후 모닝담배 한 모금을 빨아 마신다.
▲오전 8시30분: “커피야 힘을 다오”
출근하면 이씨가 부리나케 찾아가는 곳은 회사의 커피룸. “커피가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이씨는 피곤하면 피곤할수록 커피룸을 들락날락 거리는 숫자가 늘어난다. 하루 평균 4잔의 커피를 물처럼 들이킨다. 대학시절 자판기 커피의 맛을 잊지 못하는 이씨에게 크림과 설탕은 필수.
▲정오: “배고프다, 배고파”
‘노 브랙퍼스트’(No Breakfast) 인생을 살아온 지 어언 13년. 출근준비에 아침식사를 거른 이씨의 뱃고동 소리가 울린 지는 벌써 2시간. 간단한 해물 순두부를 먹는 직장 동료와 달리 이씨는 허기진 배를 순두부와 구운 갈비로 채워 넣는다.‘너무 많이 먹었나? 속이 거북하다’
▲저녁 7시: “소주가 빠질 수 있나”
친하게 지내온 거래처 직원과 저녁 약속. 오후에 부장으로부터 월간 영업실적 상승을 칭찬을 들어 기분이 좋다. 맹숭맹숭 멋쩍은 자리를 피하기 위해 김씨는 “소주, 한 병 주세요”를 외친다.
한 병이 두 병 되고, 세 병까지 이어진다. 네 사람이 각각 마신 양은 소주 ¾병. 안주는 삼겹살.
▲저녁 9시30분: “커피, 한 잔 더”
‘미국 와서 술이 약해졌나.’ 소주 2병에도 끄떡없던 김씨는 알딸딸한 기분을 털어 내기 위해 근처 커피가게에서 커피 한 잔을 들이킨다. 벌써 5잔째. ‘잠이 안 오면 어떡하나?’ 생각도 잠시 해보지만 디카페인 대신 레귤러 커피를 시켰다. 보람도 있었지만 피곤이 몰려온다.
■전문가 조언
이영직 전문의는 건강의 ‘악의 축’인 담배, 술, 그리고 커피를 온몸으로 흡수하는 김씨에게 옐로카드를 뽑아 들었다. 이 전문의는 “지방간과 간염은 100% 회복이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간경화증과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나이 들어서 망가진 건강을 회복하기는 젊을 때보다 몇 배는 힘들다”고 경고했다.
이 전문의는 건강 색맹인 한인들에게 건강보감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이 전문의에 따르면 ▲만병의 근원인 담배는 간 기능과 직접 영향은 없지만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미쳐 간의 혈액순환을 저해한다. 술과 함께 하는 담배는 동맥경화 위험마저 높이는 건강의 치명상이다. ▲술은 지방간의 직접 타겟이다. 술을 적게 마셔도 오래 마시면 지방간으로, 드문드문 마셔도 폭음을 하면 알콜성 간염에 걸리기 십상이다. 술은 간에서 지방산을 많이 분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커피의 한 잔 열량은 50∼60kcal. 커피에 타 먹는 크림은 육류에 포함된 포화지방산으로 지방간에 금물이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두통과 수면장애를 유발한다.
이 전문의는 “한인들은 중성지방이 높은 특징이 있는 데다 나이가 들면 콜레스테롤도 자연스레 증가해 지방간의 위험에 시달릴 가능성이 많다”며 “적당한 운동과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젊었을 때 질병의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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