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지하드’ 언급을 계기로 이슬람의 ‘지하드’에 대해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대체 지하드(Jihad)란 무엇인가. 지난 9.11사건의 주범 모하메드 아타가 거사 직전 가방에 남긴 쪽지를 읽어보면 무슬림이 생각하고 있는 지하드가 어떤 개념인지 그림이 그려진다. FBI가 발견한 이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누구나 죽음을 싫어하며 두려워한다. 그러나 죽음 이후의 삶과 죽음 이후의 보상을 아는 신자만이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된다… 결정적인 시간이 도래했을 때 옷차림새를 단정히 하고 가슴을 열어 알라를 위해 죽음을 맞이하라. 목표물을 앞둔 최후의 순간 너희들이 마지막으로 해야 할 말은 ‘알라 이외에 다른 신은 없다. 모하메드는 알라의 메신저이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 입장에서 보면 테러범이지만 자신들은 스스로 이슬람의 지하드를 실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범죄의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순교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이슬람 사전에 따르면 “지하드는 순수한 헌신적인 행동이며 천국에 들어가는 문 중의 하나”로 되어 있다.
이슬람의 신앙은 선한 일을 통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무슬림은 좋은 일을 해도 천국에 간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만약 무슬림이 지하드에 참여하다가 목숨을 잃을 경우에는 그에게 천국이 보장된다. 이슬람 국가에서 자살폭탄 지원자가 줄을 서 있는 이유가 이 ‘지하드’의 순교정신과 천국입문 개념 때문이다. 착한 일해도 천국 가기 힘든데 ‘지하드’에 헌신하면 천국에 간다니 무슬림은 신앙이 깊어질수록 지하드를 생각하게 된다. 부모들이 자식들의 순교를 자랑스럽게 여길 정도다.
지난해 이란에서 지하드 궐기대회가 열렸었는데 수천명의 이란 여성들이 히잡으로 얼굴을 가리고 참가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기독교 지도자들이 이해 못하는 점도 바로 이것이다. 폭력이 어떻게 신앙의 실천으로 간주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무슬림이 폭탄자살을 지하드로 믿는 것에 대해 이슬람 지도자들이 정의를 새롭게 하지 않으면 세계가 공포와 대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음을 기독교 지도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지하드가 이슬람 세계에서 번지기 시작한 것은 원리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내면서부터다. 원리주의자들은 서방 열강에 의해 아랍이 식민지화되고 서구화되는 것을 이슬람 문화의 원형이 파괴되는 것으로 간주해 이슬람 근본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편 것이 그 시작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들은 지하드도 불사했다.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이 이슬람 세계를 파괴하려는 이교도의 우두머리 세력이고 이들에 대항해 싸우는 것이 지하드 개념으로 바뀌었다. 엊그제 발표된 부루킹스 어느 수석연구원의 9.11 5주년 결산서에 의하면 전에는 하나의 개념으로만 무슬림들에게 존재해 온 ‘지하드’가 이제는 실천신앙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이슬람 세계 대응 방식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라크 침공, 포로 학대, 치안 부재 등 때문에 무슬림이 지하드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한마디로 지하드를 키워준 것은 부시 행정부의 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이슬람 세계에 대한 민주주의 심기 의지가 강할수록 무슬림의 지하드 의식도 강해질 것이고 알 카에다 멤버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clee@koreatimes.com
이철 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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