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한 방송 매체가 미주 한인이 만들었다는 화장품에 대하여 집중 보도를 하였다. 미주 한인동포의 3 LAB 화장품이 과대광고를 했고 식약청의 안전 심사를 거치지 않고 유통되었다는 것이다.
방송이 나간 후 한국에서는 이 화장품에 대한 비난과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동포 기업이 한국 언론의 힘에 무릎을 꿇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태는 심각했다. 보도를 한 방송은 이 화장품이 한국 사회의 허영심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다고 하였다.
방송 제목도 세계 상위 1% 에게만 드리는 특권이었다. 마케팅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실행하는 필자로서는 상당히 흥미롭고 인상적인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제품의 가격이 합당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우선돼야 하는데 한국에선 가격 형성 자체가 마케팅 수단이 되었다며 무분별한 사치풍조를 비판했다.
3 LAB 사태를 지켜보면서 몇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이 화장품이 한국의 식약청을 통한 정식 절차와 시험 과정을 무시하고 백화점과 일반 유통채널에 제품을 공급했을까 하는 점이며 백화점 등 유통채널의 구매 담당자가 사전 확인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점이다.
마케팅을 직업으로 가진 개인의 견해로는 3 LAB은 상당히 뛰어난 마케팅을 구사하였다고 판단된다. 어느 화장품이던 간에 제작공정이나 원료에서 큰 차이점은 없다. 시세이도의 UV 화이트가 그랬고, 레티놀을 원료로 한 다른 화장품들이 그랬다.
고급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마케팅의 힘이요 전략이다. 백화점 및 면세점 등 고가의 제품이 진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유통 채널을 확장하였다면 대단히 성공한 마케팅 전략을 전개했음에는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유명 방송인을 모델로 사용한 것도 고객에게 신뢰성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화장품 마케팅을 통하여 시장에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를 통해 안타까운 점들이 있다. 한국의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때는 250만 동포에게 동포애를 호소하고 동포가 충성 고객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 땅에서는 한국 기업의 성공에 미주 동포들이 많은 성원을 보내는데, 미국의 동포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면 인지하기도 어렵고 복잡한 정부기관의 과정과 절차,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에 대해 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일까.
만약 방송기관이 허가 절차 등을 먼저 알았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정식 절차이며 과정인지를 알려줄 수도 있고, 단순한 경고 방송 정도로 경각심을 일깨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단순한 보도로 인한 세인의 이목집중이라면 이번 기회에 정확한 정보나 지식전달이 방송 본연의 임무와 역할임을 한번쯤 제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넓은 미국에서 차별적인 아이디어로 사업을 전개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좀더 알차고 시스템적인 창업 프로그램에 대한 계도와 홍보도 방송과 언론의 몫은 아닐까? 미국에서 시작한 사업을 한국으로 역수출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력으로 글로벌 역량을 갖추었다고 보아도 괜찮은 것은 아닐까?
인허가 절차의 무시와 과대 광고는 소비자에게 사과를 하고 마땅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태를 인지한 3LAB은 정확한 자료와 근거를 통해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허영심의 결정체로 보도한 것은 방송기관이 좀더 보도에 신중했어야 했다. 자신의 피부에 맞을 것 같아 사용한 소비자도 있을 것이고, 선물로 받은 소비자도 있었을 것이다.
화장품을 구매한 사실 하나로 일반 고객을 허영심의 결정체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인 듯싶다.
복준영
힐리오 마케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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