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와이너리 기행’ <3>
소노마 카운티 ‘켄우드’
대표 브랜드 ‘아티스트’ 예술같은 맛 일품
전통 지키려 낡은 건물·설비 그대로 사용
나파 밸리를 자주 다니다 보면 그 상업적 세련됨과 화려함에 식상해질 때가 있다. 호화롭고 아름다운 건축물, 예술적으로 멋지게 꾸며놓은 테이스팅 룸, 반짝반짝 세련된 서비스, 하나같이 맛있는 와인들…
잘 짜려진 각본, 잘 그려진 그림 속을 돌아다니는 느낌이랄까, 먹고 마시고 즐기기에 너무 완벽한 여행지이기 때문에 진짜 여행의 묘미인 우연과 즉흥과 의외에서 오는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나파 밸리에서 30여분, 바다 쪽으로 위치한 소노마 카운티는 그런 갈증을 달랠 수 있는 여행지이다. 20년전 나파 밸리의 소박함과 한가로움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은 붐비지 않는 테이스팅 룸에서 좀더 순박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스탭들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아주고, 자기네가 만든 와인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들려주며, 때론 테이스팅 메뉴에 없는 와인도 꺼내 맛보게 해주는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소노마 카운티는 소노마 밸리, 러시안 리버 밸리, 알렉산더 밸리, 나이츠 밸리 등으로 구분되는 넓은 산지에 200여개의 와이너리들이 산재해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마지막 날 잠깐 돌아보고 LA로 내려오느라 가장 남쪽의 소노마 하이웨이 길에 위치한 켄우드(Kenwood), 애로우드(Arrowood), 이미저리(Imagery) 세군데 밖에 방문하지 못했지만 모두 대단히 즐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소노마의 대표적인 와이너리로 손꼽히는 켄우드에서는 폴 영 마케팅 디렉터로부터 켄우드의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부터 소노마 특유의 포도밭 토양과 기후, 그리고 자세한 양조과정까지 설명 듣고 투어하는 기회를 가졌다.
켄우드는 1890년대 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 이민 온 파가니 3형제가 창립한 와이너리로, 1970년 샌프란시스코의 젊은이들이 파트너로 구입, 소노마의 대표적인 와이너리로 키워냈다.
22에이커의 포도원에서 카버네 소비뇽, 샤도네, 진판델, 피노 누아, 소비뇽 블랑, 게부르츠트라미너, 멀로 등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그 규모나 명성에 비해 테이스팅 룸의 외관은 아주 소박하다. 이유는 와이너리의 오랜 전통을 유지하려는 노력 때문으로 아직도 오래된 오리지널 건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러 낡고 오래된 구조물과 양조 설비들을 그대로 보관하며 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소노마 카운티 테루아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켄우드 와이너리는 모든 와인이 가격에 비해 맛이 대단히 훌륭하다. 특히 시라(12달러)와 진판델(Yulupa, 14달러)이 진하지 않으면서 깨끗하고 균형 있는 맛을 내고, 켄우드의 리저브 브랜드인 ‘잭 런던’(Jack London) 시리즈(25~40달러)와 ‘아티스트’(Artist) 시리즈(75달러)는 최고 품질의 포도와 양조기술로 빚어낸 대표급 와인이다. 아티스트 시리즈는 와인 병 레이블에 매년 다른 화가의 그림을 넣고 있어 ‘미국의 샤토 무통 로실드’라고도 불리는데 이름 그대로 예술가의 솜씨라는 감탄이 나오게끔 정교하고 우아하며 아름다운 맛을 갖고 있다.
켄우드 와이너리의 주소와 전화번호는 9592 Sonoma Highway, Kenwood, CA 95452, (707)833-5891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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