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규모가 큰 해변문학제가 성황리에 끝났다. 올해로 19번째를 맞은 해변문학제는 어느 때보다 참가인원이나 내용 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행사의 주관단체인 재미수필문학가협회의 회장인 필자로서 큰 기쁨이자 보람이라고 할 수 있다.
대회를 마치고 유현종 소설가, 유혜자 수필가, 이명재 평론가, 허형만 시인 등 초청 강사들과 이곳 문인들 모두 17명이 3박4일 동안 함께 문학기행을 가진 것은 두고두고 추억에 남을 값진 시간이었다.
미주의 문학단체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문학행사를 갖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를 담고 있다. 하나는 아직도 한국문단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는 문학 정보와 지식을 한국의 강사들을 통해 수혈 받기 위함이며 두 번째는 서로 다른 지역이나 단체에 속한 문인들을 만나 친목을 다지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함이다.
미주문인들의 자질이나 실력은 한국의 문인들에 결코 뒤지지 않지만 그 활동범위가 좁아 자극을 받지 못하는 관계로 자연 창작의욕이 감퇴되고 결국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각 문학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문학수업은 이러한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좋은 문학 강의나 세미나에는 어떤 단체에서 주최하든 열심히 참석하는 것이 문인 자신의 개발을 위해 유익한 일이다.
그럼에도 다른 단체에서 갖는 강의나 세미나에 무조건 거부감을 갖는 일부 편협한 문인들을 보게 되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로부터는 더 이상 문학적 진보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해도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다.
모든 문학단체는 공생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단체는 서로 경쟁할 수 있고 또 그 단체장끼리 사이가 원만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해당 단체장간의 개인적인 문제이지 소속 회원까지 적대관계를 갖는 것은 폭력조직원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인은 어느 문학단체에 속해있든 서로 친구이자 동료이어야 한다. 문인은 누가 뭐라 해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 문인은 늘 세상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 닫힌 가슴, 좁은 마음에서 좋은 글이 나올 리가 없다.
이달 하순께 미주문단의 맏형 격인 미주문인협회가 연례행사인 문학 강좌를 마련해 놓고 있다. 오는 26, 27일 양일간 팜스프링스에서 여름 문학캠프를 갖는데 마종기 시인과 계간 ‘문학나무’ 발행인 황충상 소설가가 주 강사로 초빙되었다.
문인이 하나가 되려면 서로 동질감을 느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문학적 소양과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되는데 문학 강좌에 많이 참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문학 강의가 그런 취지로 열리는 만큼 많은 문인과 문학 동호인이 참석하면 좋겠다. 문인이 본분인 문학공부나 창작활동은 제쳐두고 그냥 친선모임이나 행사 같은 데만 관심을 가진다면 어찌 진정한 문인이 될 수 있겠는가.
조만연 수필가·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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