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에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폭행을 당하고도 입 한번 벙긋 못한다. 자살을 시도한다. 해결사가 무서워 해외로 달아난다. 가정이 파탄되고 폐인으로 전락한다. 이 모든 게 가혹한 빚 독촉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일이 아니다. LA 한인사회에 곳곳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불과 1만달러를 빌렸다가 수십만 달러짜리 집을 빼앗겼다. 이 정도는 예사다. 악덕 사채업자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면서 고리채 폐해가 한인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리채를 둘러싼 비리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금 거래를 선호하고 장부 정리가 불투명하다. 적지 않은 한인 비즈니스들이 보이고 있는 특성이다. 이런 업체들은 정상적 금융기관으로부터 돈 끌어쓰기가 힘들다. 그 틈새를 노린 게 사채업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사채업은 한인사회의 제3의 금융권으로 자리를 잡았었다. 이렇게 형성된 사채시장은 그 성격상 음성적이기 쉽다. 돈을 빌리는 사람들부터가 그렇다. 빌려주는 쪽도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아도 풍토가 이처럼 음습하다. 그 가운데 악덕 고리사채업자들이 판을 치면서 고리채 폐해는 오래 전부터 한인사회의 문제로 지적돼왔다.
그 폐해가 심해지자 가주 기업국이 나서기도 했다. 주법을 어기고 고리대금업을 해온 일부 업체의 면허를 박탈한 것이다. 법원으로부터도 철퇴가 내려졌다. 주법이 정한 금리 상한선을 넘은 대부 자체를 불법화하고 또 약탈적 대부 규정에 따라 집행한 주택차압을 불법융자 행위로 못 박았던 것이다. LA 카운티 법원이 지난해 한 한인이 고리 융자업체인 타운뱅크콥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차압무효 및 손배소송에서 원고측 승소판결을 내린 게 그 한 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리사채업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이는 음성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떳떳치 못한 돈이 많고, 여전히 합법보다는 편법, 탈법적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경향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이 고질적 풍토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그 첫걸음은 위험한 사채시장보다 공공 금융기관을 제대로 이용하는 것으로, 이에 맞추어 한인은행들의 보다 탄력적이고 창의적인 금융상품 개발도 요망된다. 가정파탄에, 인격파괴를 가져오는 고리채 폐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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