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의 이야기다. 한인을 대상으로 한 같은 종류 두 행사의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LA는 썰렁했고 가든그로브는 오붓했다. 지난 1일 미전국에선 총 3천여만명이 참석한 방범행사 내셔널 나잇 아웃(National Night Out)이 1만여 커뮤니티에서 각각 개최되었다. 6천여개의 범죄 및 마약 예방기구를 산하에 두고있는 전국타운워치협회가 경찰과 함께 주관하는 연례행사다. 각 지역에 따라 주민회의처럼 열리기도 했고 야외 피크닉, 경찰서 오픈하우스, 미니 컨서트, 음식 페스티벌, 퍼레이드등의 다채로운 이벤트로 펼쳐졌다. 가든그로브에선 간담회로 열렸고 LA 코리아타운에선 ‘대행진’으로 계획했다.
경찰과 한인 주민 20여명이 참석한 가든그로브의 간담회는 알차게 진행되었다. 업주들은 취객과 수상한 고객들을 합법적으로 또 뒤탈없이 다룰 수 있는 노하우등을 물었고 한 주민은 갱으로 추정되는 이웃 젊은이들의 시끄러운 밤샘파티 대응법을 자세히 안내받았다. 경찰측은 웬만해선 신고를 꺼리는 한인들에게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마찰도 신고를 주저하지 말라, ‘범죄’로 커지기 전에 알려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친절하게 조언했다. 주민과 경찰들은 서로 얼굴을 익히고 신뢰를 쌓으며 NNO의 목표인 ‘보다 강하고 보다 안전한 커뮤니티 만들기’에 함께 노력한다는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이에 비해 LA행사는 너무 썰렁했다. ‘코리아타운 대행진’이라는 행사 명칭이 민망할 정도였다. 딱 4명 참석한 한인들도 방범안내가 별로 필요없는 타운 민간순찰대원들이었다. 일반 주민이나 업주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경찰관계자는 2천여통의 이메일을 발송했다며 실망스러워했고 민간순찰대원은 너무 홍보가 안되었다고 아쉬워했다. 한인들의 ‘말로만 방범’ 자세는 이미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강도와 성폭행범이 타운 내를 휘젓고 다녀도, 경찰이 마음먹고 마련한 방범 세미나에는 얼굴조차 비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코리아타운 중심부는 LA에서 강도발생율이 가장 높은 지역중 하나다. 윌셔경찰서 관할 노상강도사건 피해자의 30%이상이 한인으로 알려졌다. 방범에 무관심할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범죄퇴치 의지를 보여야 할 때다. NNO처럼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방범행사에 적극참여하면서 경찰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도 그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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