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 자살이 너무 많다.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이민까지 와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안타까운 일이다. LA 카운티 검시국 자료에 의하면 사건사고로 인한 사망 케이스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인들의 경우 1/4이나 된다. 카운티 전체의 해당 비율 7.4%, 아시안의 13.4%에 비하면 각각 3배, 2배가 높은 수치이다.
한인들의 자살 기도가 많은 것은 일선 병원에서도 감지되는 사실이다. LA 다운타운의 굿 사마리탄 병원의 경우 지난 6개월간 자살 기도로 응급실에 실려온 한인은 30여명에 달했다. 매달 대여섯명 꼴로 자살을 시도한다는 계산이다. 자살 미수 환자가 타인종들은 별로 없는데 유독 한인들만 많다고 병원 측은 의아해하고 있다. 한인사회를 충격으로 몬 동반자살·자살 사건이 근년 부쩍 잦아지면서 자살방지는 이미 한인사회의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자살은 인간의 10대 사망원인중 하나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항상 있어온 사망의 한 유형이다. 그렇기는 해도 백인이나 흑인 등 타인종에 비해 한인들의 자살시도가 유난히 많다면 이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문화적 언어적 장벽, 주류사회에 대한 열등감과 좌절감 등 이민 스트레스가 분명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는 훨씬 심한데 각자 살기 바빠서 이웃에 소홀하고, 마음 터놓을 친척·친구가 없어 외톨이 생활을 하기 쉬운 것이 이민사회의 현실이고 보면 자살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은 높을 수밖에 없다.
자살 예방을 위해 두가지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첫째, 상황보다는 정신건강이 자살을 몰고 온다는 사실이다. 생활고, 불치병, 가정 파탄, 사업실패, 실연 등으로 절망감과 무력감이 극에 달할 때 자살은 시도된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누구나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자살 기도한 사람의 95%는 정신질환자들이며 그들 중 80%는 우울증 환자이다. 커뮤니티 차원에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적극 계몽해야 하겠다.
둘째, 자살은 보통 자살 기도 8번에 한번 꼴로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그 여러 번의 시도 중간에 누군가가 개입하면 자살을 막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우선은 이웃이다. 가족, 친구, 동료 등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아울러 누구나 쉽게 상담할 수 있도록 상담기관이 늘어야 하겠지만 단 시일에 될 일이 아니다. 한인사회 곳곳에 포진한 교회들이 절박한 이웃의 호소에 귀기울이는 역할을 담당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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